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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무원의 나라

“스스로 가치관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지속적인 윤리평가 공개, `봉사직'으로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을까”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2월 24일 13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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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할 때의 경험 한 가지를 생각한다. 대통령직선제로의 개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한 교수들이 조직한 것은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민교협)’였다. 나는 민교협의 구성원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는 여러 조직들과의 협의회에 자주 참가하였다. 그 가운데 언론의 자유와 관련한 모임에서의 경험이다. 한마디로 언론의 자유는 국민 기본권이다. 그런데 모임에 참석한 언론사 종사자들의 생각에 다소 의아하거나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 상당수의 언론사 종사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기자의 자유, 프로듀서의 자유로 이해하고 있었다. 언론의 자유를 기자의 자유로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직업적 특권이 되고 만다. 같은 원리로 학문의 자유가 대학교수의 특권을 보장하라는 것도 아니다. 요즘 심각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검찰의 공권력은 법을 지키는 국민을 보호하고,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임무를 실행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검사들의 직업적 특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자, 교수, 검사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직업적 특권으로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한다면 권력화된 속성으로 변질하여 ‘사람을 위한 일’, ‘국민을 위한 일’, ‘생활세계를 질서 있고 평화로우며 풍요롭게 만드는 일’과 멀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규제공화국이라고 한다. 규제 때문에 기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대학을 운영 하는 것도 규제로 힘들고, 창의적인 연구와 실험도 어렵다고 한다. 규제가 나라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에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규제를 누가 하는가? 그것은 조직의 관리자 들이다. 나라 전체로 보면 공무원이다. 1990년대 이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들이 규제개혁을 말하였으나 정부의 규제는 더 오밀조밀 강화되어 왔다. 즉 하나의 규제를 풀어 주는데 필요한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것이다.

‘화상투약기’를 개발한 기업체의 대표가 규제 샌드박스의 특례를 받기 위해 신청했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심의에 오르지도 못한 사례를 읽었다.(중앙일보 2020/2/18B2) 정부가 화상투약기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도리어 독소조항을 넣었다는 사례가 정부의 오밀조밀한 규제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신문은 기업대표자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정부는 풀어 주는 것처럼 하면서 새 규제 하나를 끼워 넣어 모든 것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규제는 공무원의 직업적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다. 관리하고 감시하며 평가하는 공무원의 업무이고, 그것을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이 규제인 것이다. 그들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법 개정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러한 규정을 나라 전체, 국민 일반으로 개정해야할 때는 혼란을 염려하며 할 수 없다고 한다. 공무원 조직이 식민지 시대 총독부 같은 유전자를 아직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민을 통제하고 지도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군주정치, 독재 정치 시대의 관점이 문제다. 그리고 공무원의 직업적 우월감, 그들의 특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선택하면 쉬운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무원을 포함하여 국민 기본권을 지키는데 필요한 직업 종사자들이 특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복무하는 것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겠는가? 그들이 가치관을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 가치관 바꾸기가 쉽지 않다. 다른 방법은 평가를 통해 가치관과 행동을 바꾸게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ISO 26000’, 즉 국제 표준화기구가 정하는 윤리경영 표준을 적용해보자는 것이다. ‘ISO 26000’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지표다. 궁극적으로 이 인증을 받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은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를 가지면서 우선은 권유하고 있는 지표다. 이를 기본으로 공무원이나 정치가들을 평가하는 지표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윤리평가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면 ‘봉사직’으로의 가치관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도종(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전) 원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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