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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 좋은 공약, 이상한 공약, 나쁜 공약

“공약은 그들이 말하는 주인을 어떻게 섬기겠다는 약속
주인의 세상이 좋아지도록 노력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4월 06일 13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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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안내문과 선거공보가 우편함에 꽂혀 있다. 각 정당의 정책과 사람들 특히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정책들을 꼼꼼히 살폈다. 정책이 있는 당과 없는 당이 있다. 현 정부가 주요하게 추진하는 정책을 비난하며 반대만 하는 정당도 보이고 촛불 정국 이전 정부 정책으로 돌려놓는 공약만 넘치는 정당도 있다.

정부의 정책을 비난 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선거공보에 빼곡하다. 공산·사회주의로의 내각제 개헌음모를 저지, 동성애와 이슬람 차별금지법을 저지다. 우리가 공산주의도 아니고 내각제 개헌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자꾸 저지하겠단다.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이 메인이고 슬로건이 현재 대통령을 퇴출시키고 교도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 싶다는 정당까지 있다.

정책들 보다가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 18세부터 무조건 월 150만원 주고, 결혼하면 1억 주고, 출산하면 5,000만원 주고, 코로나 생계지원금도 18세부터 무조건 1억 원씩 주는 게 주요 공약이다. 개그 프로그램 정치코너가 망한 이유를 알겠다. 현실이 더 개그다.

공약 없는 정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 자신의 조직에 정당의 이념과 철학에 따라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이다. 어떠한 철학이나 이념이 있는지도 모르는 정당도 있다. 기득권 타파 개혁을 추진하고 타협과 절충의 정치를 실현시켜서 국민통합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문구는 10대 학생들 과제에서나 나올법한 원론적인 이야기다. 자세히 살펴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정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이번 총선부터 도입한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만들어진 정당, 특히 거대 여야 정당의 위성 정당이라고 칭하는 곳에도 정책은 없다. 정당 득표율이 높아도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적어 국회 내에서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정당들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인데 오히려 꼼수를 통해 정책 없는 위성정당에 힘을 실어 버린 양상이다. 답답한 현실이다.

청소년활동과 연구하는 일이 주업이어서 관련 정책이나 공약을 찾아보았다. 18세 선거권이 처음 시작되는 선거임에도 주요 공약에 청소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각 정당별 세부 공약에 들어가면 간혹 보이기도 하지만 선거 공보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관련한 공약을 찾았는데 그마저도 청소년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 학생의 위치권을 가진 교육이라는 단어에 집중되어 있다. 정치인들은 청소년의 삶에 주목하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교육의 대상이고 입시의 대상일 뿐 시민으로서 존중하지 않는 것만 같다.

정치인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정치인의 삶과 그들이 시민들이 제안하고 그들의 환경을 연구 조사하여 만들어 놓은 ‘정책’을 어떻게 실현시키고 이루었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하물며 무엇을 하겠다는 공약도 없는 이들을 보면 아연실색이다. 정책 없는 이들을 뽑는 시민들에게도 가끔 화가 날 지경이다.

정치인은 연예인도 아니고 교주처럼 숭배해야 할 대상도 아니다. 그들이 선거 때마다 ‘머슴’이라고 주장하듯이 주인인 국민들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을 전문적으로 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주인의 세상이 좋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약은 그들이 말하는 주인을 어떻게 섬기겠다는 약속이다. ‘좋은 공약’은 현실을 반영한 대다수 주인들이 원하는 정책이다. 주인이 100명인데 그 중 가장 힘센 주인 한명만을 위했던 이전에 폐기된 정책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이상한 공약’도 보인다. ‘나쁜 공약’은 물론 정책이 없는 것이다. 정책은 사람이 존재해야 하는데 20% 가까운 국민이지만 청소년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입시 대상만으로 존재케 하는 그런 공약이 나빠도 너무 나빠 보인다. 이상하고도 나쁜 공약 없는 선거를 꿈꾸지만 그렇지 못한 게 우리 현실이다. 또 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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