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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생애 꼭 해야 할 말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5월 27일 13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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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두려움이 엄습하고 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두려움은 ‘죽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러 변화들이 일어났다. 예기치 못한 상황들은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그 와중에 코로나19는 인간에게 공통된 사유를 던져주었다. 바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자명한 사실이다.

죽음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주제이다. 우리나라의 관습으로는 ‘죽음’을 입 밖에 꺼내는 것을 꺼린다. 특히 노인한테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서 한 번쯤 ‘죽음’을 떠올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가 언제 코로나19에 걸릴지 모를 일이다. 어디가 안전한지도 알 수가 없다. 발병 후 살아나고 죽는 것조차 기약이 없다. 게다가 언제 완전히 종식될지, 이런 사태가 언제까지 반복될 것인지도 모른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간의 한계가 여실하다. 죽음이 도처에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매 순간 죽고 산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물리적 흐름을 내려놓고 보자면, 답은 달라진다. 우리는 죽지 않는다. 살아왔던 순간들은 그대로 살아있다. 지나쳐온 과거 모두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인상적인 순간들은 생생하다. 감정과 생각을 떠올려보면 방금 겪은 것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마음 안에 고이 간직한 시간은 흘러가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긍정과 부정이 나뉜다. 간직한 기억 속에서 긍정으로 인식하게 되면, 긍정적 에너지가 삶을 그렇게 이끈다. 부정의 인식은 또한 부정적 삶으로 끌어당긴다. 이미 벌어진 상황을 변하게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삶이 변화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심리 정신치료가 개입한다. 상처 난 기억을 일부러 비틀어 억지 긍정을 부려보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상황이 나에게 주는 전언에 마음을 기울여보는 것이다. 견뎌오고 살아낸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보면 인식은 한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용서’와 ‘사랑’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랑수아즈 돌토(Francoise Dolto)는 자식이 부모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마주하게 되는 것들’의 저자 기 코르노(Guy Corneau)는 여기서 ‘선택한다’는 말을 영혼이 자신의 기호가 발휘될 수 있는 장소에 끌리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한 바 있다.

혹시라도 임종을 앞둔 가족이 있다면 반드시 해야 할 말이 있다.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손을 내밀 때, 기적처럼 평온이 찾아온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생전에 이 말을 미처 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여전히 살아있는 마음의 시간 속에서 청하면 된다. 그것이 결국 내 삶을 긍정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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