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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빛의 거리가 사람을 모을 수 있을까?

“보고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 심화되는 쏠림 현상,
빈집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6월 02일 14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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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구(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인구가 적으면 정겹고 많으면 삭막하다고 한다. 사람이 많으면 느리게 사는 즐거움을 빼앗긴다고 한다. 무네미 근처는 한 때 번잡한 골목과 작은 시장이 있었던 마을이다. 시에서 택지 개발했다. 땅장사로 도시를 키웠다. 아파트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한 집에 서너 가구씩 살던 골목은 빈집이 즐비했다. LH가 말끔히 정리하고 아파트 짓는다고 한다. 진행 속도는 구렁이 담 넘어간다. 언제 완공될지 모른다.

언젠가 TV 프로그램 ‘진품명품’에서 전라북도 김제군 갑 제헌국회 선거 벽보가 출품됐다. 벽보의 인물은 모 신문사 사장의 장인이다. 사회자가 김제시는 당시에 갑∙을 두 개의 선거구가 있었다고 부연 설명한다. 인구 10만을 기준으로 선거구를 획정했다고 하니 족히 20만은 넘었다. 그런 김제시가 인접 부안군과 합하여 겨우 1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요즘 젊은 층은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부부 한 쌍의 출산율이 2018년에 0.98명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일이다. 인구학자들은 출산율이 최소 2.1은 되어야 인구가 유지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2028년부터 전체 인구가 일본처럼 마이너스로 넘어가 2044년에는 4,000만 명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 도쿄 도심은 높은 빌딩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변두리 단독주택은 10%, 지방은 15% 정도 소형 아파트의 절반은 빈집으로 일본 전체로 보면 1/7이 빈집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빈집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익산시는 KTX 역사가 있는 도농 복합도시다. 서울까지 1시간 전후다. 수도권과 교통 네트워크는 잘 형성돼 있다. 지역 거점 대학과 의료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혁신도시까지 걸리는 시간도 20분 남짓이다. 이렇게 좋은 여건에도 인구는 계속 유출되고 있다. 주택보급률은 120% 정도다. 정치인들은 짚신 장수 아들과 우산 장수 아들을 둔 부모 같다. 아파트 신규 허가는 계속되고 끊임없이 짓고 있다.

열차가 익산역에 진입하고 나갈 때 잠시 보이는 시의 전경은 쑥스럽다. 1960년대 남산에서 찍은 서울시 전경보다 빈약하다. 사람들이 떠나는 역세권이 문제다. 구도심은 관심과 투자가 줄어 슬럼화되었다. 각종 인프라와 서비스는 신도심에 집중돼 있다. 집과 상가를 비워두면 죽은 도시가 된다. 이미 많은 집이 빈집이다.

익산시는 수년 전부터 구도심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한다고 열성이다. 이번에는 빛의 거리를 조성한다고 한다. 밤에 반짝이게 할 시설에 예산이 20억이다. 담당 공무원과 시의원의 간절함은 처절할 정도다. 그런데 매갱이가 없다. 잔치는 북적거려야 흥이 난다. 최소한 2% 정도 부족하다. 주민들이 문제다. 익산시장은 맨땅에 헤딩하거나 끌로 땅을 파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긍정으로 보이기도 하고 부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해거름에 얼큰한 콩나물국이 생각나면 감기에 대비한다. 철판구이는 불이 튀기면 침샘이 자극된다. 빛의 거리도 그런 느낌이 있는 기획이다. 그런데 감동이나 설렘이 적다. 소통 부재다. 나이가 들면 모르는 것이 많고 갈등도 많아진다. 옳다고 생각한 만큼 모자란다. 익산시 인구는 30만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진즉 무너졌다.

익산역과 터미널 딱 중간에 평화삼거리가 있다. 목 좋은 자리다. 그곳에 익산 갑 국회의원 당선인 동창회에서 축하 플래카드를 붙였을 때나 땠을 때나 같다. 그 아래는 언제나 수거하지 않은 쓰레기가 있다. 익산시민의 정서가 딱 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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