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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과 질병정책 ]질병 명칭 정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12일 14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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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백 환(진안의료원장)



①질병이란 무엇인가



우한폐렴에서 시작하여 코비드-19로 이름이 붙여지는 과정을 보면서 그 발생과 전개, 명명과정이 우리에게는 매일 새로운 뉴스거리였다. 마치 과학적인 과정처럼 보였지만 그것이 매뉴얼도 원칙도 없는 일이란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성경에도 여러 가지 질병과 장애에 관한 언급이 있다. 같은 질병이라도 시대에 따라 지역마다 달리 불리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질병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명칭을 통일해 보려고 노력한 것은 통계학자들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1853년에 국제통계연구소(International Statistical Institute)는 William Farr 와 Marc d'Espine에게 ‘사인(死因)의 분류’ 목록(안)을 만들어 제출토록 요청했다. 사망 원인별 통계를 작성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이 목록은 1855년에 제출되었고, 검토과정을 거쳐 1864년 파리회의에서 Farr의 안이 채택되었으나 찬반논란은 계속되었다. 이들과 함께 Jacques Bertillon이 국제질병분류(ICD)의 창시자에 포함된 것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개정(decennial revision)에 관여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1893년에 시카고 회의에서 개정안을 발표한 후에야 비로소 국제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하였다. Bertillon이 저명한 식물학자의 후손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다.

18세기에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칼 폰 린네(Linne)가 생물분류학의 기초를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과학사의 새로운 이정표였다. 그 후에도 유럽에서는 많은 학자들이 생물분류학을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Bertillon은 조상의 후광으로 논란을 잠재우고, 그의 개정판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나 실제로는 생물분류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자연과학적 사고의 체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도 질병의 명칭을 정하는 명확한 시스템이 없는 것이다.

질병을 분류하는 것은 동식물을 학문적으로 분류하는 것처럼 계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소위 학술적인 학명(scientific name)체계가 없기 때문이며 현대의학의 발전과 함께 명칭보다는 의료행위 쪽으로 방점이 옮겨가고 있다. 마치 회사의 재고관리(inventory) 시스템처럼 정리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초기에는 재고조사의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관리를 위해 정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관리란 의료체계에서 이루어지는 의료행위(CPT: Current Procedural Terminology)에 따른 보험회사의 지불(급여) 인프라에 필수적인 부분이 되어 버렸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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