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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사랑의 시대적 추이

자연과 인간사이의 교응(交應)을 전제하지 않고는
사랑과 성의 관념이 도출될 수 없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16일 13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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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존 한(한국화가, 호산서원 원장)



한국 상고대 신화로는 고조선 신화에서 사랑의 주지를 만나게 된다. 바로 홍익인간! 천신과 군주를 겸한 사랑을 통해서 실천될 하늘의 뜻이자 하늘의 사랑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그것은 익(益) 곧 이익이자 남에 배고픔이고 혜택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인간세계에서 널리 펴는 것이 곧 홍익인간 정치이념이고 통치지표로서 인류에게 버금할 만한 `인간애' 라는 개념의 유추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문화 내부에서 자생적인 천군(天君) 또는 천제(天帝)라는 개념을 도출 할 수 있지만 천익(天益)을 받을 지상의 사람에게는 당연히 경천(敬天)이란 개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유교적인 개념을 경천애인(敬天愛人)에 견줄만한 자생적인 점을 고조선 신화에서 이미 찾을 수 있다.

하늘에서 내린 신이 군주로서 곡식과 인간 목숨과 질병, 형벌과 선악을 모두 다스렸다. 일부지역의 전설 예컨대 경북 경상지역의 교구(交媾)바위 전설처럼 천신과 지모(地母) 곧 대지의 여신 사이의 짝 지어짐의 형태로 후세에까지 전승된다.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에서는 부부간의 인연에 관해 언급한 것을 보게 된다.

가락국의 창건 군주인 수로(首露)와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許黃玉)이 배필이 되는 것이 천명(天命)임에 대해 `가락국기'의 대목에서 짝지어짐이 `신성혼'이되 하늘의 뜻 `우주혼' 임을 확인하게 된다. 한편 수로와 공주 혼례 절차에서 신랑 측 일행과 신부 측 일행 사이에 `패다툼'을 그려 보임으로써 혼례가 결연과 갈등을 동시에 내장(內藏)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라의 신화에서도 박혁거세(朴赫居世)와 그 비 알영(閼英)의 배필이 곧 하늘의 원리와 지상의 물의 원리가 짝이 된 것임에 대한 시사(示唆)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고구려 신화의 해모수(解慕漱)와 유화부인(柳花夫人) 사이의 혼례 절차에서도 확인된다. 그것은 다시 신라의 서동(薯童)과 선화공주(善花公主), 그리고 고구려의 온달(溫達)과 평강왕의 공주 사이의 혼담에 계승되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근세에까지 시행된 전통혼례 절차에서도 두고두고 재현된다. 좁게는 남녀의 혼사를 통한 결연이 그리고 넓게는 보통 남녀간 사랑의 맺어짐이 필연적으로 갈등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점에서 매우 존중되어 마땅할 것이다.

신화시대와 그에서 멀지 않은 상고대 그리고 그 전통이 이어지는 시대까지 한국인의 사랑은 우주 규모의 정치이념과 천지의 교응(交應), 자연과 인간사이의 교응을 전제하지 않고는 사랑과 성의 관념이 도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다양성을 보면 수절의 사랑, 신이의 사랑, 자기희생이 따르는 사랑, 죽음을 초극하는 사랑 그리고 애정이 극단적으로 이상화된 사랑 등을 볼 수 있다.

욕정에 눈이 먼 왕의 박해와 위협에도 남편을 저버리지 않은 도미(都彌)의 아내 이야기(삼국사기 열전 제8)에서는 수절의 사랑을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역(戰役)을 맡아 싸움터로 간 약혼자가 3년을 넘기고 6년이 되도록 돌아오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헤어질 때 서로 신표로 나누어 가진 반으로 쪼개진 거울에 의지해서 뜻을 바꾸지 않은 설씨녀(薛氏女) 이야기(삼국사기 열전 제8)에서는 신의(信義)의 사랑을 각각 만나게 된다.

박제상(朴堤上)(삼국사기 열전 제5), 김제상(삼국유사)의 일화에서는 남편의 충정과 짝지어진 아내의 애절한 절의(節義)의 사랑을 만나게 된다. 이는 후대의 유교에 감염된 열녀 관념 및 망부석(望夫石) 관념의 원형으로 평가되어도 좋을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들과는 달리 자기희생이 따른 사랑 호원(虎願)(삼국유사)과 죽음을 초원한 사랑 수삽석남(首挿石楠) 등이 전설 혹은 허구로 전해져 있다. 또한 막중한 현실적 제약이며 불이익을 무릅쓸 뿐만 아니라 적국의 왕자라는 사실도 개의치 않고 뜻을 지켜낸 낙랑공주(樂浪公主)이야기(삼국사기) 에서는 당대로서는 매우 드물게 절대화 되어서 지상(至上)의 가치가 `로맨스의 애정'을 만나게 된다. 특히 유교적인 도의의 사랑 또는 신의의 사랑 혹은 부모에 의해서 선택된 천정 배필의 사랑에 젖어 있다.

사랑은 얻거나 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싸워서 능동적으로 성취하는 것이라는 관념도 추출하게 되는 것이다. 고난으로 더 한층 빛을 발하듯이 사랑을 통해서 긍정이 되고 수용이 되는 일화들이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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