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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재난과 인간존중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29일 14시48분
/전미희(익산소방서장)

익산소방서장으로 부임한지 1달이 되었다. 관내 중요대상과 재난 관련 유관기관들을 방문하여 재난 예방과 재난 발생 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렸다. 감염병 코로나19에 대한 확산 방지에 주력을 다했던 지난 7개월이 지루하면서도 참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을 더해야 코로나19가 멈출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폭염, 태풍, 대형화재, 감염병등 각양각생의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금 당장만 하여도 코로나19와의 싸움도 버거운데, 긴~ 장마로 곳곳이 붕괴되거나 수몰돼 인명과 재산피해를 더하고 있으며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잠시 주춤했던 폭염이 극성을 부릴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여기에 8월 중순 이후에는 몇 차례의 태풍이 우리에게 올 것도 알고 있다. 이처럼 8월 한달만해도 우리는 여러 종류의 재난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중첩되는 재난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중첩되는 재난은 누구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동되는 것일까?

최근 어느 지인은 자신의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드리고 와서 맘 상한 속내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동네 경노당등이 문을 열지 않아 집안에서 홀로 6개월을 지내다 보니 치매 증상이 빨리 오게 되더라는 것이다. 어느 자영업자는 이렇게도 말하고 있다. 오랫동안 장사가 되질 않아 가게문을 닫고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고. 코로나19는 지병을 악화시키고 소득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한편 비대면활동이 많아지면서 인터넷등 정보통신에 취약한 사람들의 사회적 소외도 커져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들이 아니다. 지난 2019년. 한해동안 전라북도에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13명이 발생하였는데 그중 60세이상이 10명으로 약80%를 차지하였다. 이들은 대피하는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화재 인지가 늦어 미처 대피하지 못하여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난은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욱 고통을 주며 이들을 재난취약계층으로 고착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이미 작고하신 세계적 석학 울리히 백은 그의 저서 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 그는 현대사회의 위험 특성에 대하여 첫째 작은 위험의 존재가 사회문화적 조건과 끊임없는 상호작용 과정을 거치면서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증폭시켜 그 피해를 극대화한다. 둘째 과학기술 발전으로 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더욱 확산 된다. 셋째 자연재난이 인프라의 오작동, 사회구조의 불평등 문제와 한데 얽혀 복합적이고 연쇄적인 결과를 양산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진행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재난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思惟)가 필요하다.

재난에 대한 단순한 극복과정이 아닌 재난예방과 대응을 넘어선 사회적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정책과 재난취약계층의 고착화 방지등 재난불평등을 방지할수 있는 재난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의 擴張성이 필요하다.



물론 익산소방서에서는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몇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첫째 독거노인, 장애인등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소방시설을 무료로 설치하여 화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으며 둘째 긴 장마로 붕괴우려지역의 순찰활동으로 사고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셋째 마을 경노당이 문을 열 개됨에 따라 경노당 방역을 시행하여 지역내 노인층이 안심하고 경노당을 사용함으로서 폭염을 피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 찾아온 위험은 개인의 삶을 넘어 생활의 안전, 인간의 존엄, 사회적 연대의 문제까지 제기한다. 평범한 하루가 소중했던 이 시점에 우리에게 다가온 재난앞에서 일상의 가치와 자유, 개인과 공동체적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누구라도 재난앞에서 인간으로서 품격을 지키고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내 이웃은 안전한지 한번 돌아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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