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발길 끊긴 동네병원 `문 닫을 판'

코로나19 예방 위한 마스크 착용 등이 호흡기질환자 수 줄여 내원객 줄고, 매출 뚝…동네병원 "경영난 심각, 휴·폐업 고려"

전주의 한 내과 원장은 코로나19 감염증 유행 7개월 만인 최근 병원 문을 닫았다. 환자 급감으로 매출이 80% 이상 줄어서다. “코로나19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 찾는 걸 싫어할뿐더러,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환자가 크게 줄었어요.” 경영난이 시작되자 이 원장은 일부 직원에게 무급휴직을 부탁했다.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매출은 오를 길 없이 떨어졌고, 개원 4주년을 앞뒀던 병원 출입구에는 축하 현수막 대신 폐업 안내문이 붙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매달 적자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비와 직원 월급 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전주의 다른 이비인후과 원장도 급격히 줄어든 매출에 휴&;폐업을 고민 중이다. 버틸 것을 생각하면 당장 직원부터 해고해야지만, 차마 그럴 수 없어 임금 삭감으로 대신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동네병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 우려로 내원객이 크게 줄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진료 공백 등 시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버티고 있지만, 경영난에 쉽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일부 동네병원은 폐원 위기에 놓여있다.

2일 전북 14개 시&;군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으로 의원&;한의원&;치과의원 31곳이 폐업했고, 5곳이 휴업을 신청했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27곳이 폐업했지만, 올해는 벌써 19곳이 간판을 내렸다. 전주 A내과 원장은 “마스크 착용이 알레르기와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면서 내과,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 쪽 손실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아픈 환자가 없는 것은 좋은 일이다”면서도 “다만 이 추세가 지속되면 1차 의료기관 폐업이 가속화하고 자칫 의료공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가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2%가 의료기관 운영 가능 기간이 1년 이내라고 답했다. 또 전체 46%는 의료기관을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상태가 어려워 운영할 수 없다는 이유다. 설문에 참여한 개원의 중 환자와 매출액 감소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단 1%에 불과했다. 익산의 B이비인후과 관계자는 “수술 등 급한 환자가 아닌 이상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것 같다”며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1년까진 버틸 수 있겠지만, 유지&;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지원 없이 그 이상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의사협회 관계자도 “경영상태 악화로 당장의 고용유지 조차 어려운 동네병원이 많다”며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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