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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선비 간재 전우,`서울 납시오'

국립현대미술관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 ′전
전우 초상은 석지 채용신, 오른쪽 제발(題跋)을 통해 간재 전우(1841~1922)의 70세를 기념해 1911년(辛亥年)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어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8월 09일 15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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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신의 '전우 초상(1911, 65.8×45.5cm, 종이에 채색)'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용신(1850‒1941)은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에 걸쳐 활동했던 인물화가로, 고종의 어진을 그려 명성을 떨쳤다. 정산 군수를 역임한 바 있으나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1906년 낙향하여, 황현, 최익현, 전우 등 구한말에 활약한 수많은 우국지사들의 초상화를 전문적으로 그렸다.

'전우 초상'은 오른쪽 제발(題跋)을 통해 간재 전우(1841‒1922)의 70세를 기념하여 1911년(辛亥年)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우는 위정척사파의 대표적 유학자로, 나라가 일제에 의해 강제 침탈되자 주로 전라도의 섬 지역을 떠돌며, 은둔 생활 속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매진했다. 성리학적 전통을 유지하려는 강력한 의지는 주자학의 가례에 충실한 의복(심의深衣)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채용신은 반듯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의 강건한 표정을 통해 올곧은 선비의 인상을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피부의 점, 수염과 털끝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재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특히 주목된다. 마치 사진을 대체한듯한 극사실적인 얼굴 표현, 음영을 강조함으로써 두드러진 입체 효과는 이 작품을 상당히 ‘근대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7월까지 과천 3~6전시실 및 회랑에서 회화, 조각, 판화, 드로잉 300여 점 및 아카이브 200여 점이 선보이는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전을 갖는다.

전시는 한국근현대미술 120년의 주요 흐름을 미술관 소장품 중심으로 살펴보는 상설 전시로 주요 소장품 300여 점과 미술연구센터 자료 200여 점이 전시된다. 미술관에서 출판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2019) 및 출판 예정인 『한국미술 개론서』(2020)와 연계, 우리 미술을 보다 쉽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시는 한국 미술의 흐름을 시대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8명의 학예연구직들이 시기별 연구·협력하여 구성한 협업 전시로, 주요 작품과 해당 시기의 풍부한 자료들을 함께 선보여 작품을 둘러싼 시대 배경과 전개 상황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미술은 20세기 초, ‘사실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에서 출발하여 주관과 개성이 드러나는 다양한 표현 양식으로 변모했다. 이어 ‘어떤 것이 진정한 사실인가’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실존적 경향의 작업들이 등장하였고 미술표현의 다양한 실험들도 이루어졌다. 이후에는 단색 경향의 추상 미술과 당대 현실을 읽어내는 민중 계열 작품의 상대적 구도가 나타났고, 점차 이런 구도에서 벗어나 탈중심화된 다원주의 경향의 미술이 출현하게 되었다. 한편으론 전통 화단의 변모로써 한국화의 정체성 규명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일제 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분단, 4·19혁명, 서울 올림픽, 세계화 시기까지 한국 작가들은 역사적 질곡 속에서도 작품을 시대정신으로 심화시키려는 치열한 작가 의식을 보여주었다.

전시는 3층(5, 6전시실)에서 1900-1970년대의 미술이 전개되며, 2층(3, 4전시실)과 회랑을 따라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의 미술이 연결된다. 관람객은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사회적 상황 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변모해 왔는지 사회와 미술의 유기적 관계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또한 시간 여행을 하듯 시대별로 미술 매체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2020년 대표적인 신소장품으로 가로 21.7미터 비단 화폭에 관동팔경을 담은 이용우의 (1947), 김규진의 모본을 토대로 장인들이 자수를 한 (19세기말-20세기 초) 등이 처음 공개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은 그간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수집, 보존해 왔다”면서“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미술에 대한 시대의 눈을 싹 틔우고 한국근현대미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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