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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내놔도 보러오는 사람이 없다"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09월 15일 16시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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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북대학교 앞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저기엔 냉장고가 있었고, 여기엔 화로가….” 전주 인후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던 안효정(40)씨는 텅 빈 가게 안을 보며 고개를 떨궜다. 안씨 부부는 3년 전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전주로 내려왔다. 건강이 좋지 않은 시부모님을 대신해 가게를 맡았다. 부부가 식당을 맡으면서 기존 백반집은 고깃집으로 재탄생했다. “고기가 맛이 없네”, “전보다 못하네” 등의 혹평도 들었지만 지난해부터는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올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식당 운영은 다시 위태로워졌다. 냉장고에는 고기가 남아돌기 시작했고, 잎채소는 죄다 물러 버려야 했다. 안씨는 “식당에 손님이 안 오니까 남은 고기는 도축장에 가져온 값 보다 싸게 팔며 버텼다”면서 “두 달 정도 문을 닫으면서 가계 사정이 빠르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문을 다시 열었지만 적자의 연속이었다. 옆집도 장사가 안돼 임대 현수막이 걸렸다. 부부도 급한 대로 대출까지 받았지만 빚만 늘었다. 부부싸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던 이들은 결국 이달 초 식당을 정리했다. 안씨는 “부부 중 한명이 다른 일이라도 했으면 버텼겠지만, 둘 다 식당을 운영해 돈을 마련할 수 없었다”며 “여기서 더 빚쟁이가 되고 싶지 않아 폐업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안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5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후 전국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실태조사에서 전체 73%가 폐업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태조사 응답자 중 60%는 코로나 재확산 후 매출이 9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한 달 매출 기준으로 피해액은 500만원 이상에서 1,000만원 미만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로 경제가 흔들리며 전북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도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북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6.6%, 소규모 상가는 12%다. 사무실 공실률은 15.1%로 전국 평균보다 3.8%p 높았다. 전주 신시가지 한 부동산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임대상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현재 우리 부동산에서 관리하는 상가만 3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당장 가게를 내놔도 찾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다. 전주 송천동 먹자골목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67)씨는 “5개월 전에 부동산에 건물을 내놨는데 연락 한 번 안 온다”며 “코로나 때문에 임대를 내놔도 누가 안 들어오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한 상인회 관계자도 “일주일에 3~4번 정도 폐업 문의 전화를 받고 있고 있다”며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한시적인 정책이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시적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정책을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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