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11월23일21시17분( Monday ) Sing up Log in
IMG-LOGO

몰려드는 코로나 파산, 자영업자 타격

코로나 여파로 매출 급락, 파산 사유도 대부분 코로나19 탓
지난 9월 기준 950건 넘겨,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 증가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10월 25일 15시04분
파산‧신용 회복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주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는 최근 ‘코로나’를 앞세운 상담이 줄을 잇고 있다. 하루 20~30건은 기본, 소속 변호사들이 담당하는 파산 사건도 열에 아홉이 코로나를 파산 신청 사유로 적시할 정도다. 소속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살 수 없다’며 찾아오는 상담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인 파산 선고를 받은 50대 하모씨도 “코로나19로 인한 적자와 생계유지 곤란”등을 신청 사유로 냈다. 하씨는 퇴직금으로 술집을 차려 지난 2017년부터 운영했다. 처음에는 30개 남짓한 테이블이 모자랄 정도로 사람이 몰렸고, 한 해 매출도 1억원을 넘겼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가게 주변으로는 동종 업장과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최저임금과 술값이 오르면서 임차료 감당도 버거워 졌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을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가게를 유지했다. 빚까지 떠안으면서 유지한 매장의 수익은 1억원. 순 이익은 3,000만원도 안 나왔다. “사업 초기에는 원래 힘들다, 올해부턴 나아질 것”이라는 지인들 말을 버팀목 삼아 꾸역꾸역 이끌어 왔지만, 하필 코로나19가 터졌다. 1월 말 전북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확진자 여파는 매달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냉장고 속 식재료는 모두 썩어나갔고, 매출보다 빚만 빠르게 늘었다. 가게를 운영할수록 감당할 수 없는 빚만 떠않던 그는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파산은 재산보다 빚이 많고 소득이 없어 더 이상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법원의 심사를 거쳐 전체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 자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처분해 빚을 갚은 최후의 선택인 셈이다. 파산 선고 후 숨겨둔 재산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면책 즉, 빚 전체가 탕감될 수 있다. 다만 면책 후에는 복권 전까지 공직 등 200여개 취업이 금지된다.

하씨와 같은 자영업자들은 보통 개인 파산을, 회사 법인은 법인 파산을 이용한다. 한 파산 전문 변호사는 “코로나 사태로 매달 적자를 보는 자영업자들이 기존에 떠안고 있던 빚 까지 감당하기 어려워 파산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전주지법 개인 파산 신청은 95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3건보다 약 22% 증가한 수치다. 최근 3년간 신청건수는 지난 2017년 828건, 2018년 971건, 지난해 1,058건으로, 올해는 벌써 2017년 기록을 따라잡았다.

개인 파산 급증에는 코로나 여파가 컸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설명이다. 2015년부터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해온 30대 양모씨도 이달 초 파산 선고를 받았다. 2018년부터 주변 상권과 경쟁하느라 빚을 내가며 운영하던 가게는 코로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그가 떠 앉고 있는 빚은 2억5,000만원이지만, 재산은 원룸 보증금 2,000만원이 전부다.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도 있다. 50대 박모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6,000만원의 카드빚을 갚아왔지만, 지난 4월 일자리를 잃고 나서는 살아남 방법이 없었다. 결국 그는 “일자리가 없다”며 파산신청을 했다. 법원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경기가 안 좋아 지면서 전국적으로 파산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양정선 기자의 최근기사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APTCHA Image [ 다른 문자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