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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지금 ‘김영란법’은?

- 김영란법, 요란했던 2016년 9월과 달리 지금 아무도 얘기하지 않아
- 법 시행 4년, 진심으로 다들 공직사회가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1월 22일 13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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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4년 전, 2016년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김영란법’이라고 불렀다. 돈을 받지 않더라도 공직에 관한 부탁만 받아도, 부탁을 안 하고 돈만 줘도 처벌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사립학교 교사와 기자까지 ‘공직자등’에 해당하여 적용 인원만 400만명 이상이 되기에 ‘나도 처벌받는 것 아닌가’하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고, 함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

법 시행 전후로 만나는 사람마다 김영란법을 얘기했다. 김영란법의 내용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 자연스럽게 공부가 되었다. 영업에 도움이 될까 싶어 김영란법에 대해 칼럼을 썼고, 자연스럽게 강의도 하게 됐다.

2017년 9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법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아무도 필자에게 법의 내용을 묻지 않았고, 강의를 요청하지 않았다.

필자는 김영란법을 공부하며 이 법은 실효적이지 않으며,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잊힌 법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뇌물죄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할 공무원의 선물과 식사에 공무원에게 일정 금액 이하의 식사와 선물이 가능하게 해주는 역효과도 있었다.

그 예상의 첫 번째 이유는 ‘이해충돌방지’ 조항이다. 김영란법의 정부 원안의 법안명은 ‘부정청탁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법안’이다.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돈 없는 청탁, 청탁 없는 금품, 공직자의 사적 이해관계의 원천적 배제가 큰 줄기였다. 그리고 공직의 공정성을 사전적으로 보장해주고, 이미 해외 입법 사례가 풍부한 이해충돌 방지가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치며 이해충돌 방지는 위헌 논란이 있다며 전부 빠졌다.

다음 이유는 법 적용대상을 무작정 넓혀놓았다. 원안은 공무원, 공직유관단체, 공공기관 임직원이 그 대상이었다. 공적 업무를 돈이나 사적 인연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률이었다. 그런데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치며 공직의 범위를 확대했다. 사립학교 교원도, 기자도 공직이라고 했으며, 법 적용대상만 400만이 넘었다. 일부러 법안의 논점을 흐리고, 시행되더라도 법 적용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이 법이 2016년 9월경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부분이다. 직무관련성만 있으면 어떠한 금품수수도 처벌받는다고 했는데, 그 예외를 두었다. 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가능하다고 하였다. 전 국민이 어떤 식당을 출입해도 되는지, 선물은 무엇이 가능한지, 화환을 보내고 경조사비 봉투를 얼마까지 넣을 수 있는지 계산했다. 법은 전 국민 식대 계산법이 되어 있었다.

엄격한 의미라고 한다면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청탁과 대가가 따라오지 않을 수 없어 가벼운 접촉도 피하고, 접대는 금지해야 한다. 그런데 전 국민 식대 계산법으로 3만원 밑은 괜찮다고 했다. 법으로 접대를 허용한 꼴이 됐다.

결국 법 시행 후 경찰은 김영란법에 대한 원칙으로 112신고가 들어와도 출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지금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이 법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국민권익위 홈페이지에는 2019년 4월 “청탁금지법 ‘생활 속 규범’으로 정착 중”이라고 했다. 법 시행 후 2018년 말까지 위반 신고는 14,100건이 있었고, 수사 의뢰나 과태료 부과 등 제재 절차를 진행한 신고는 527건이 있었다. 인식도 조사 결과 90%가 넘는 국민이 법 시행을 찬성했고, 공직자 등의 60%가 넘는 사람이 인맥을 통한 부탁과 접대, 선물이 감소했다고 했다.

어떠한 명목으로 김영란법으로 처벌받은 건수가 2년 3개월 동안 500건이 조금 넘었다. 태산을 울린 결과가 쥐 몇 마리 뛰어나왔을 뿐이었다. 공무원이 받는 청탁도 줄고, 접대도 줄었다고 하지만, 국민이 공무원을, 공직을 그렇게 변했다고 느낄지 의문이다.

이 법은 나쁜 놈은 때려잡고 보자며 만든 우리 입법 수준을 상징한다고 생각된다. 요란했던 2016년 9월과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 지금 이 법을 비교하면, 과연 이 법이 우리에게 무얼 남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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