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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교수의 전북문화재이야기]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기록물에 담긴 동학농민혁명 이야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3년 09월 12일 14시02분

/이승연(전북문화재 전문위원·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2023년 5월 18일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1894~1895년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회고록, 일기, 각종 문집, 보고서 등 185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이 혁명과정에서 남겨진 기록물들은 백성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했던 한국 민주주의 기록의 가치와 세계사적 중요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전북에서는 이 혁명의 시발점이 바로 고창군 공음면이였고, 정읍군 황토재(지금의 정읍시 이평면)에서 벌인 황토현 전투가 전승하므로서 그 후 세력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이 혁명의 중심지였으니 이 과정의 기록물들이 전북문화재를 넘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음은 매우 큰 의미를 갖게 한다.

동학농민혁명은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추구한 근대 민주주의의 뿌리이고, 외부적으로는 일제의 침략에 맞서 국권을 수호하기 위한 애국애족정신의 표상이다. 농민이 주도가 되어 이러한 명칭이 붙었지만 국민의 대부분이 농경사회에서 농업에 종사하였기 때문이므로, 국민들의 혁명이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양반계층의 합류도 있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뿌리로서의 의미가 크며, 그 과정에서 남겨진 기록물들은 당시 상황을 조명해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서 드디어 세계사적인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다.

이 기록물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지도층에 저항하고 외세의 침략에 반대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민중이 봉기한 사건이다. 운동 과정에서 동학군은 집강소라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 체제를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그들은 부패한 관리를 처벌하고 부당한 관행을 바로잡았다. 이러한 형태의 거버넌스는 신선한 민주주의 실험으로, 19세기 당시까지 유사한 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

-동학농민혁명은 한국이 번영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발판을 놓았으며, 유사한 외국의 반제국주의, 민족주의, 근대주의 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은 중국군과 일본군의 조선으로의 군대 파병, 이로 인한 청일전쟁 촉발과 일본의 승리로 이어져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질서 해체를 촉발시켰다. 신청 유산은 어떻게 민중이 주체가 되어 역사를 보편적 가치, 즉 평등, 자유, 인권, 정의의 방향으로 전진시켜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기억의 저장소이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동학농민군, 정부, 관료, 진압군, 민간지식인 등 여러 주체가 직접 생산한 종합적인 역사 기록이다. 이 기록물에는 동학농민군이 작성한 문서, 정부 보고서, 개인 일기와 문집, 각종 임명장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농민운동의 진행과정과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인간의 권리와 평등, 식민주의에 대한 반대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기록물로서 희귀성이 있다.

특히 이 기록물중 “사발통문(1894, 전북유형문화재 제233호)”을 비롯하여 “동학농민군 한달문편지(1894)”“동학농민군 유광화편지(1894)”“김산 소모사실(1894~1895)”“송대화 대접주 임명장(1894)”“전봉준 공초(1895)” 등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알 수 있는 역사적인 사료의 가치와 더불어 서지적인 의미를 띠고 있으며, 문서 및 편지에 쓰인 한문과 한글에서 당시 농민 및 서민들의 서체와 서풍을 가늠할 수 있는 서예사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이 기록물외에 고창 무장 동학농민혁명 기포지(전라북도의 기념물 제129호)는 전라북도 고창군 공음면에 있는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으로, 한국근대사에서 스스로 전국에 걸쳐 사회개혁 의지를 처음으로 드러낸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상징성이 매우 큰 유적지이며, 황토현 전적지(사적)는 정읍시 덕천면 하학리에 있는데 동학농민운동 때 농민군이 관군과 처음으로 싸워 대승을 거둔 자리로, 이 전승일(1894. 5. 11)을 기념하며 2019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이와같이 우리 지역의 대규모 민중 항쟁이 우리나라 최초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게 하는 초석이 되었으며, 근대화와 민족 운동의 근간이 되었음을 입증하는 기록물들이 세계사적인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 받았으니 우리도 더욱 면면히 살펴보는 기회가 되기 바라며, 동학의 역사지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의 탐방을 권유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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