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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다양함과 발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12일 14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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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전 부작용 중 하나는 단순하던 것들이 너무 복잡해진다는 것인데 매일 반복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갈수록 복잡해지고 선택의 폭이 넓다. 매일 아침 무슨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보니 차라리 교복을 입던 학창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다. 모처럼 스파게티를 요리해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즐기려고 하는데 서로 취향이 달라 요구도 많다. 여러 종류의 스파게티 소스가 재료에 따라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오일소스 등 다양하며 한술 더 떠서 토마토소스 중에도 양파를 넣은 것, 고기를 넣은 것, 단맛이 강한 것, 매운맛이 강한 것 등 천차만별이다. '그냥 제일 맛있는 것 하나만 만들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하였으나 1970년대 유명 파스타 소스 회사가 이런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300명의 사람을 모아놓고 45가지 소스를 맛을 보고 점수를 매기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소스를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려는 의도였지만 예상을 깨고 모두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각자의 취향이 있다는 것을 이번 실험에서 알았고 모두가 좋아하는 하나의 맛이란 건 세상에 없었으며 파스타 소스 회사는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많은 종류의 소스를 파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고 다양함이 가장 좋은 것의 표준이 된 것이다.

기업의 기획 회의에서 아이디어 개발 방식의 하나로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이 생각나는 대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브레인스토밍이 많이 사용된다. 열 명의 사람을 하나의 틀로 한데 묶어버리면 하나의 가능성만 남게 되지만 그 열 명의 사람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열 개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으로 각자의 취향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 이렇게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지역의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다양한 의견과 말들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결과나 결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상황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같은 뜻이 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소위 민주주의의 이론인 다수결 원칙에 따라 혹은 지역 특성에 따라 결정을 하면 좋을 것이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 새만금 관할권에 대한 문제로 군산과 김제, 부안이 서로 다툰 적이 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새만금의 원활한 개발을 이룬 이후에 관할권 문제는 다루자는 의견을 냈고 그에 따라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 새로운 전북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아 전북애향본부가 주최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비롯한 지자체장들과 각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여 ‘전북 재도약을 위한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인 일이 있었다. 이남호 전북연구원장과 송기도 전북대 명예교수의 발제는 현안을 정확히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여 참석자들에게 공감을 얻었고 지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 모색이라는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어진 토론에서는 거의 모든 내용이 전주-완주 통합에 관한 내용들이었으며 더구나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무의미한 시간이 되었다. 최근 심리학자의 발표에 따르면 욕심이 많으면 무리수를 두게 되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수습이 어려운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욕심이 아집을 만들어 자기의 생각만 옳다고 여기며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고 자기의 생각에 집착하게 되면 서로의 관계가 소원하게 되어 더욱 나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전주-완주 통합이 지역 경제는 물론 모든 분야의 발전을 가져온다면 다양함을 인정하며 가장 좋은 하나의 맛을 찾지 못하듯이 모두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내려놓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으며 서로를 위한 대화로 현명한 결정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안균(공학박사·전북소상공인연합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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