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 울린 스마트팜, 비만 오면 주룩주룩

국내 첫 김제 혁신밸리 부실시공 논란 임대농장 하자투성이 보수만 무한반복 첨단농업 창업의꿈 일구던 청년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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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지능형 농업기술을 배우려고 전국에서 몰려든 청년 농업인들이 21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농장 하자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

/정성학 기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만들었다는 스마트팜이 비만 오면 줄줄 새고 땡볕에 천창이 열리지 않아 작물을 재배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한두 번도 아니고 억장이 무너진다.”

국내 첫 스마트팜 혁신밸리인 김제 백구에서 첨단 농업기술을 배우며 부농의 꿈을 일구던 예비 청년 농업인들이 하자 투성이 설비를 문제삼아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의 스마트팜 임대농장에 입주한 청년농 10여 명은 21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제를 제2의 고향 삼아 첨단 농업기술을 배우고 창업의 꿈도 키워왔는데 그 기대와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임대농장 입주자는 모두 30명, 이 가운데 피해 호소자는 12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대 중반부터 30대 후반 청년들로, 가깝게는 전주와 익산, 멀게는 서울과 제주 등에서 찾아들었다.

무려 20개월간 전문 교육과정을 거쳐 창업에 도전한 청년들이다. 하지만 그 꿈이 영글기도 전에 무너지게 생겼다며 울분했다.

이들은 임대농장 곳곳서 터져나오는 하자 문제, 더욱이 3년 가까이 또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무한 반복되는 하자보수, 게다가 김제시와 농어촌공사 등 관계 기관들간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을 싸잡아 성토했다.

대표적인 사례론 천창 누수 문제를 꼽았다. 지난 2021년 말 준공 이후 무려 70여 차례나 하자 보수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할 지경이란 분통이다.

실제로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 자료에는 장맛비가 내린 지난 7월 중순 마치 스프링클러가 터진 것마냥 천창에서 쏟아지는 빗물과 우산을 쓴 채 그 현장을 돌아보는 농장주의 답답한 모습이 담겼다.

양액기와 스크린 등 주요 자동화 설비의 잦은 고장도 도마에 올랐다. 지능형 농장이란 이름을 무색케 잇단 기계적 결함에 수작업으로 양액을 줄 수밖에 실태, 스크린을 여닫지 못해 땡볕에 타들어가는 농작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문제 등이 꼬리 물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실정이지만 임대기관인 김제시측은 위수탁 운영자인 농어촌공사 책임을, 농어촌공사는 시공업체 책임을, 관리감독자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특별자치도는 뒷짐 진 모양새라며 힐난했다.

그러면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청년농들은 “이번 기자회견으로 더이상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지만 향후 김제 스마트팜을 찾게 될 청년 농부들의 경우 우리와 같은 꿈과 희망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자는데 뜻을 모아 용기를 내 그 실태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다”며 “책임 있는 기관들은 즉각 공개 사과하고 명확한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이번 문제는 단순한 하자가 아닌 부실공사로 여겨진다”며 “그에 대한 전면적인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피해 방지를 위해선 명확한 서면 합의서 또한 필요하다”며 “관계 기관과 임대농간 협약을 체결하자”고도 공개 제안했다.

한편, 전북자치도는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건실한 운영과 청년농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론 “다음달 9일까지 하자보수를 완료하고 청년농들의 현장확인 절차를 거쳐 준공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딸기와 엽채소 등 작물 피해에 대해선 그 보상대책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 김제시나 농어촌공사와 대책을 숙의하는 등 하자문제 해결에 노력해왔지만 잘 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청년농들이 스마트팜을 통해 영농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소통을 보다 확대하고 관계기관간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거듭 해명했다.

국·지방비 총 1,041억 원이 투자된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농업분야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전진기지로, 스마트팜 실증연구와 농가보급을 비롯해 청년농 창업보육을 주도하고 있다. 축구장 약 30배(21.3㏊) 넓이에 달하는 규모로 2021년 11월 준공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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