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점방마저 사라지는 지방소멸 현상이 심화되면서 먹거리조차 구하기 힘든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겨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연구원은 27일 내놓은 이슈브리핑 ‘농촌 식품사막 지역 노인의 건강 돌봄 체계 구축 전략’을 통해 “농촌 식품 사막화 현상에 따른 노인 건강과 돌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 개선책을 제시한 채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식품 사막화는 인구 감소에 직격탄 맞아 황무지처럼 변하는 지방소멸 현상 중 하나로, 기본적인 식료품조차 구하기 힘든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일컫는다.
소매점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생활불편을 넘어 주민들의 영양 불균형과 만성질환 유발,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 가중, 귀농촌 기피와 출향행렬 확산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농산어촌의 경우 온라인 상거래가 익숙지 않은 고령층이 많은데다 물류시스템까지 취약하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연구진은 그 대안으로 일본의 ‘건강카페’, 캐나다의 ‘시니어 커뮤니티 식당’, 덴마크의 ‘식품상자’ 등 해외 사례를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를 참고한 지역사회 맞춤형 대책도 세가지를 제안했다.
첫번째 대책은 지난해 8월 시행된 농촌경제 사회서비스법을 응용해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농촌 서비스 공동체’를 활성화 하자는 안이다.
노인들의 식료품 수요를 파악해 상점이나 농업인에게 주문해주고 마을회관으로 배달된 주문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교통이 불편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의 경우 트럭으로 집앞까지 배달할 수도 있다.
두번째 대책은 ‘스마트 농촌 식품쇼핑 플랫폼’ 도입을 제안했다.
마을회관에 무인 정보단말기를 설치해놓고 노인들이 손쉽게 식료품을 주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이다. 주문품은 지역농협이나 상점 등과 협력해 배달하고, 관련 정보자료는 보건소나 영양사협회와 공유해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과 식단을 개발하는데 활용하는 방식이다.
세번째 대책은 ‘식품 꾸러미’를 제공하자는 안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손잡고 로컬푸드마켓, 마을기업, 농업인 등으로부터 기부받은 신선식품 꾸러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경우 식품 사막화 현상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노인들도 필수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조원지 책임연구위원은 “신선식품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의 경우 고혈압, 비만, 심장질활 등과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은데다, 불안, 스트레스, 우울, 사회적 고립 증상 등도 심각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노인들, 특히 독거노인의 건강과 돌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지역 식품 사막화 현상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도내 전체 마을(행정리) 5,245곳 중 4,386곳, 즉 83.6%가 식료품을 파는 소매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평균(73.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자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북 다음으론 전남(83.3%), 세종(81.6%), 경북(78.9%) 등이 뒤이었다.
도내에선 정읍(93.3%)이 가장 심각했고 진안(89.8%), 남원(87.8%), 장수(87.4%) 등의 순이다. 하위권을 형성한 김제(79.2%), 부안(78.1%), 완주(75.2%)조차 전국 평균을 웃돌 정도로 심각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12월 그 대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BGF리테일 등과 손잡고 생필품을 싣고 농산어촌을 찾아가는 만물상 트럭(이동장터)을 부활시켜 진안과 임실지역 5곳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눈길 끌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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