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뮤지컬 명성황후’와 ‘창무극 정순왕후’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6월 19일 15시05분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한 한국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6월 8일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미국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하는 해피엔딩이 전해졌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뉴욕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작품상을 포함해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최다인 6관왕에 올랐다.

국내 창작뮤지컬의 전설인 뮤지컬 명성황후가 1997년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와 영국, 캐나다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온지 28년만의 쾌거이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을미사변 100주기에 초연을 올려 올해 30주년을 맞았고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필자도 내란으로 마음졸였던 올 초 이 작품속 명성황후의 마지막 당부인 “동녘 붉은해 동녘 붉은해. 스스로 지켜야 하리 조선이여, 무궁하라.”가 울려 퍼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깊은 감동과 여운을 만끽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지역에서도 의미있는 공연이 무대에 올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정읍시립국악단의 창무극 정순왕후 ‘단종비, 다시 새빛으로’가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정읍 칠보 태생으로 조선 단종의 왕비인 정순왕후(定順王后)의 비운의 삶을 국내 최초로 판소리, 무용,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전통예술로 풀어낸 창작 창무극로 구성됐으며, 인물의 감정선을 음악과 몸짓으로 입체화해 관객에게 전달한다.

특히 전북 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 송재영의 작창, 평창올림픽 구성작가·음악감독 출신인 강보람 작가, 강상구 작곡가의 참여로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고, 연출과 안무 또한 전북 출신의 창극 전문 조승철 연출가, 전통 무용가인 장인숙 교수가 맡아 전북의 미를 담아냈다.

정순왕후 송씨(1440~1521)는 세종22년(1440)에 태어나 15살의 나이에 왕비가 되었으나 단종 폐위 이후 평생을 폐비로 살아야 했던 인물로, 고통의 삶에서도 꿋꿋한 절개는 오늘날까지 깊은 울림을 준다.

김용호 단장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장면 하나하나에 지역의 색감과 정서를 담고자 했으며, 전북의 대표 매력 자원인 여밈선 한복의 설미화 디자이너가 의상 제작에 참여해 품위 있고 섬세한 무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이 뮤지컬 명성황후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로 자리매김하는 첫출발이길 기대하며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뮤지컬, 연극, 합창,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해 활용한다면 지역을 넘어서는 문화컨텐츠로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 않을까 싶다.

오승옥(마을활동가·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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