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독자투고] 농기계 안전수칙, 생명을 지키는 약속

기사 작성: 안병철 - 2025년 07월 17일 10시23분

며칠 전,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운기가 논으로 떨어졌어요.”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운기는 뒤집힌 채 멈춰 있었고, 운전하던 어르신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오르막에서 굴러떨어진 사고였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그분이 쏟았을 땀을 떠올리니 마음이 아팠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농기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관으로서 현장을 마주할 때마다, 한순간의 부주의와 방심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현실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특히 농민들이 사고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남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통계는 더욱 충격적이다. 농업인 안전 중앙 DB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최근 2019년부터 5년간 전국적으로 농기계 사고로 353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3,710명에 달한다. 평균 닷새에 한명꼴로 농기계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경운기나 트랙터 등 대형 농기계의 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농기계 사고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농기계 사용 전후에는 반드시 기계 상태를 점검하고, 엔진을 끈 상태에서 점검 및 정비를 실시해야 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정비를 마친 후 다시 작업해야 한다.

경운기와 트랙터등은 반드시 안전프레임이나 캡을 장착하고, 전도 위험이 있는 경사로나 논밭 출입로에는 저속 운행과 충분한 폭의 출입로 확보가 필수적이다. 혼자 작업하는 경우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가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두 명 이상이 함께 작업하고, 소음이 큰 농기계 작업 시에는 미리 신호 체계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농기계 사고는 한순간의 방심에서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도 크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안전수칙 준수와 예방의식은 나와 가족, 이웃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첫 걸음이다./이주연 경사(고창서 해리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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