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세상을 향한 사랑과 희망을 노래

정남숙, 수필집 ‘발가락이 닮았네’발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7월 17일 13시39분

'발가락이 닮았네’(지은이 정남숙, 펴낸 곳 신아출판사)는 작가의 네 번째 수필집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그냥 넘기지 않고 작가의 시선으로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의 옷을 입혀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모두 4부로 나눠 32편의 글이 실린 이번 수필집의 표제작 ‘발가락이 닮았네’는 김동인의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를 연상시킨다.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촌한 부부가 자신을 꼭 빼닮은 아들을 통해 삶의 아픔을 위로받는 내용을 농익게 잘 서술하고 있다.

그는 바람 소리, 흙 냄새, 새 울음 등에도 눈과 귀를 기울여 자신의 경험과 연계 지으면서 궁극적으로 세상을 향한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또 부딪히는 부끄러운 이야기들도 솔직하게 토해내는 등 자신의 일상을 가식없이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지나온 세월의 켠켠을 지켜온 추억, 그 추억을 반추하기도 하고, 현재의 삶을 조감하며,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밝히고 있다.

한 사람의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역사적 기록의 한 페이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개인의 추억담 외에도 인문학과 미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은이의 성찰들을 많이 엿볼 수 있다.

수필의 구성, 서두 본문 결미 들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수필 문장의 특징, 평이한 문장 소박한 문장 간결한 문장 등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다. 또, 생애를 더듬어보는 자기 고백적 글이라 즐거운 추억도 있지만, 차마 꺼내기도 힘든 쓰라린 과거사를 에둘러 담담히 풀어낸 이야기도 담겨있다.

어떤 기억은 세월의 풍화작용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있는데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남기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련되지 못하고 좀 어설프지만, 오히려 비릿한 날 것이라는 신선함이 주는 매력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번 수필집은 언제든지 잊지 않도록 기록해 두는 나만의 비망록을 엮은 것”이라며 “거칠고 쓸모없는 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타산지석이 되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수필은 진솔함이 생명이다. 표현이 서툴고 문학적 미학성이 떨어지더라고 진솔함이 배어나야 맛깔스럽다고 생각한다"면서 "돌아보지만 늘 그대로인 듯한데 인연과 인연 속에서 살아온 흔적들이 내 글 밭의 그림자로 선연히 남아있다. 글을 짓는 사람으로 세월이 흐른다는 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익어가고 원숙해지는 것이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다"고 했다.

작가는 '대한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하고, 신아문예대학에서 공부했다. 전주국립박물관, 한옥마을 등에서 문화해설사로 자원봉사하며 돌봄 교실 한자 담당교사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대한문학작가회 ‘올해의 작가상’, 한국문협 ‘올해의 수필인상’, 작가의문장문학회 ‘문장 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수필집 `노을을 닮고 싶다',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 `역사의 마당에서 전통이랑 놀아보자' 등이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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