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농사를 시작한 지 8년이 된 저는 매년 5~6월, 하늘을 보며 한숨짓곤 했습니다. 무주군 안성면,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우박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5년에 한 번꼴로 사과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우박은 해마다 과수농가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고,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2년, 농촌진흥청의 신기술 보급 시범사업인 ‘다목적 햇빛 차단망’을 전북도농업기술원과 무주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제 과수원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차단망은 평상시에는 뜨거운 햇볕을 가려 일소 피해를 줄이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온도와 시간설정으로 펼치거나 접을 수 있어 우박이나 돌풍 등 기상이변에도 대응이 가능한 장비입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원격 제어 장치도 추가로 설치해 더욱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 29일,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전주기상지청과 무주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우박 가능성”이 있다는 사전 기상정보를 받았고, 저는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차단망을 펼쳤습니다. 실제로 오후에 우박이 쏟아졌고, 차단망 위로 우박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과는 흠집 하나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기상정보와 차단망, 이 두 가지 대응 수단이 우박 피해를 완벽히 막아낸 것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느낀 점은 명확합니다. 기상정보와 방재시설이 연결될 때, 농업재해는 피할 수 있습니다. 막연한 불안 대신 정보에 기반한 사전 준비와 행동이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지금 농업 현장에는 폭염, 한파, 집중호우 같은 이상기후가 점점 더 빈번하게 닥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다목적 햇빛 차단망’과 같은 시설의 보급이 더욱 중요해지며, 기상청의 예보와 특보가 더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농민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방재시설 설치가 농업재해보험 할인이나 관련 지원 정책과 연계된다면, 더 많은 농가가 재해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박피해는 이제 단순한 운이 아니라, 대비한 만큼 지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기상정보와 기술, 그리고 즉각적인 대응이 재해를 피하는 방법입니다. 지난 5월 29일, 무주군의 우박 사례처럼, 전국 곳곳의 농가가 이런 성공적인 대응의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주군 사과농가 김준영
“우박 피해, 이제는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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