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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활용 확대, 식량안보와 쌀 수급의 해답 될까?

국립식량과학원 품질관리평가과 농업연구사 박혜영

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8월 18일 14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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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밀은 라면, 빵, 과자, 부침가루 등 다양한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되며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밀의 대부분은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 밀이다. 2023년 기준, 사료용을 제외한 국내 밀 총수요는 약 2,556천 톤에 달하지만, 실제 국내 생산량은 52천 톤에 불과해 식량자급률은 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수입 밀가루는 약 4,273천 톤으로, 이는 전체 공급량의 84%를 차지한다. 이처럼 밀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아, 밀 생산국으로부터 수급이 어려워지면 국내 소비시장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한때 밀 자급률이 40%를 넘기도 하고, 1990년대 0.05%로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후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밀 자급률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나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기후변화, 불안정한 국제정세 등으로 세계 곡물시장의 안정을 장담할 수 없어 밀 자급률에 대한 중요성과 시급성이 커졌다. 이제 우리는 국산 밀의 생산량 증대는 물론 수입 밀의 소비를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가루쌀은 쌀이지만 전분 구조의 차이로 밀처럼 잘 부서지며,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분쇄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제과·제빵 등 다양한 식품 가공을 고려하게 되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와 같은 분질미로 ‘바로미2’ 품종를 개발하였고,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국내 밀 소비량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루쌀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품목별 특성을 고려하여 수입 밀 사용은 줄이며, 가루쌀 사용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점에서 부침가루에 주목하고 있다. 빵이나 면처럼 글루텐이 가공에 중요한 식품은 가루쌀의 일부 대체가 가능하지만, 부침가루는 수입밀의 100%를 가루쌀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밀가루를 가루쌀 25~35%로 대체한 부침개는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기존 밀가루 부침개보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나아가 밀가루를 가루쌀 100%로 대체했을 때 나타나는 찐득한 식감은, 식품소재 탐색을 통해 선발한 전분류 1종으로 개선할 수 있었고, 부침개 기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바삭함을 높여주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기계 측정값과 사람 대상 식미평가에서 동일한 결과를 얻어 신뢰도를 확보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가루쌀 글루텐프리 부침가루를 개발하게 되었다.

많은 가공식품 중 부침가루는 수분이 적고 고형분 비율이 높아, 가루쌀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유리한 품목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가루쌀 소비 확대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수입 밀 사용을 줄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루쌀의 용도 확대는 쌀 수급체계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가루쌀 부침개는 쫄깃하고 바삭한 고유의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순한 밀가루 대체를 넘어, 새로운 식품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부침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루쌀 부침가루는 충분히 매력적인 식품이 될 것이다. 수입 밀을 대신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우리 밥상으로 빠르게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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