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 제작 기업 모나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펜이 화제를 모은데 따른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할 때 쓴 만년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방명록에 사용한 펜을 두고 '좋은 펜'(nice pen)이라고 칭찬했다. 이 펜이 모나미 제품인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문구기업 모나미의 창업자인 송삼석(1928~2022) 명예회장이 생각난다. 군산에서 태어났지만 어린시절 완주 삼례에서 자란 까닭에 전주를 방문할 때면 꼭 삼례에 들렀다. 일제시대 민족의식이 투철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연세대 의대에 진학할 뻔 하기도 했다. 부친은 "일본인도 고개 숙이는 의사가 되라"며 미션 스쿨(당시 세브란스 의전) 진학을 원했지만, 송 회장은 부친을 설득해 끝내 서울대 상대에 진학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0년 광신화학공업사를 창업했다. 초반엔 어린이용 크레파스나 물감을 제작해 판매했지만 1963년부터 국내 최초로 잉크가 담긴 '모나미 153' 볼펜을 만들면서 필기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2년 대학 졸업과 함께 첫 직장인 무역회사(삼흥사)에 취업했지만 회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2년 6개월만에 풍화산업의 무역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두 번째 직장인 풍화산업도 불황을 견디지 못해 쓰러졌고, 1955년 상공부 공무원 출신인 이용섭 광신산업 사장으로 부터 '지분의 10%를 주겠다'는 스카우트 제의를 수락했다.
일본에서 문구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무역회사로 출발한 광신산업은 이후 광신화학으로 사명을 바꿔 물감과 크레파스를 생산했다. 1962년 한 박람회장에서 일본인으로 부터 '볼펜'을 처음 접한 그는 일본 볼펜 제조회사로 부터 기술 전수를 이끌어냈고 1963년 5월 1일 마침내 직접 제작한 볼펜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볼펜인 '모나미 153볼펜'이다. '모나미'는 불어로 '나의 벗''나의 친구'라는 의미다.
당시엔 만년필을 주로 사용하던 분위기여서 펜촉에 잉크를 묻혀 쓰는 필기구 형태가 낯설어 모나미 153펜은 출시 초반 인기는 시큰둥했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잉크가 새는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고, 직원들이 직접 관공서와 기업 사무실을 돌며 홍보활동까지 펼치면서 수요도 급증했다. '필기구의 혁명'이란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제품이 유명해지면서 1974년 회사는 사명을 아예 모나미로 바꿨다. 성실과 열정, 끈기와 집념으로 말단 회사원에서 우리나라 문구업계를 대표하는 모나미의 1인자 자리에 까지 올랐던 그가 살아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모나미 153'볼펜처럼 부드럽고 끊김 없이 잘 쓰여지기 바란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