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근로자 월급봉투 얇아졌다

실질임금 감소, 저임금 고물가에 직격탄
역성장과 탈전북 등 악순환 늪에 허우적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0월 26일 14시36분

■ 전국 실질임금 총액 및 전년동월 대비 증감률

/2025년 4월 기준

전북 근로자들의 월급봉투가 갈수록 얇아지면서 밑바닥 찍을 기세다. 저임금 산업구조에 고물가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실질임금이 늘기는커녕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별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노동력과 임금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지난 4월 기준 전북지역 근로자들의 명목상 임금 총액은 평균 353만 원을 보여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전국 평균(2.8%)에도 못미치는 낮은 증가율이다. 덩달아 전국 17개 시·도 중 제주(328만원) 다음으로 임금이 적었다.

최상위권인 서울(476만원)이나 울산(475만원) 등과 비교하면 무려 120만원 이상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근로시간이 전국 평균(6.5시간)보다 긴 6.8시간 더 늘었다는 게 무색하다.

지역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한층 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전북지역 근로자들의 실질임금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원 더 줄어든 평균 302만9,000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전북과 광주(-0.4%)가 유일했고, 그만큼 다른 지방(전국 평균 0.7%)과 격차는 한층 더 커졌다.

임금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해 빚어진 문제로, 지방에 살면 명목상 임금은 적더라도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돈의 가치가 더 클 것이란 생각은 오판이란 얘기다.

이렇다보니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온 산업구조 개혁 필요성도 거듭 제기되고 있다. 저임금, 저소비, 역성장, 탈전북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용화 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북지역 노동자들은 산업구조 변화, 기후위기, 사회적 재난 등에 취약한 특성을 지닌데다, 전반적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정규직이라 할지라도 소위 ‘괜찮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특징을 지녔다”며 “그만큼 정부의 표준적인 노동정책으로부터 배제되는 취약 노동자층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차별적인 지역정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북은 각종 개발사업과 기업 유치에 열 올리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둘째치더라도, 도민들이 ‘전북에서의 삶’이 가능한 조건으로써 노동권 보장 측면이 배제돼 있어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며 “취약 노동자층에 대한 즉각적 개입과 노동3권 보장 노력은 물론, 노동환경이 정주여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살만한 삶’을 형성하기 위한 노동자와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북경제는 이미 역성장 늪에 빠져든 상태다.

실제로 통계청의 ‘2023년 지역소득(잠정)’ 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 실질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역성장은 코로나19 파동이 강타한 2020년(-0.8%) 이후 처음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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