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전북도, 버스 업계 재정지원 정상화하라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10월 28일 16시05분

도내 시외버스 업계가 만성적인 적자 누적을 이유로 전북도의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현행 법률에 따라 시외버스 운행적자에 대해 재정지원을 해야 하지만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을 거듭하고 있다는 호소다. 한마디로 전북도의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당장 운행을 멈출 위기라는 것이다. 실제 도내 시외버스 업체 대표들은 지난 23일 도의회에서 간담회를 하고 추경 편성 같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알다시피 시외버스 같은 대중교통수단은 오래전부터 운송원가를 밑도는 수익으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법제화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이동권이라는 신성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하지만 전북도는 그동안 합당한 절차를 거쳐 산출한 운송원가에도 모자라는 예산만 지원하고 있다. 실제 전북도가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버스 업계에 지원한 액수는 적자액 대비 평균 77.8%에 그친다. 이 때문에 버스 업계의 누적 적자가 274억 원에 이른다. 5개 회사 가운데 3개 업체가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이 되면 가뜩이나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대출마저 끊겨 운행을 중단해야 할 처지다.

도내 시외버스는 이미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2020년 이후 103대가 운행을 멈췄다. 전체 운행 대수의 4분의 1에 달하는 대수다.

운행이 중단된 차량 1대의 하루평균 운행 거리를 450km로 계산하면 460만km 이상의 노선에 버스가 멈춘 것이다. 이 같은 노선 거리에 불편을 겪어야 하는 승객이 얼추잡아도 연간 330만 명 이상이라는 업계의 설명이다.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서민들이 심각한 이동 불편을 보고 있는 셈이다.

버스 업계는 이제는 교통 불편을 넘어 운행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전북도의 대책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도의 재정지원은 법률이 정한 절차다. 무슨 시혜를 베풀 듯 지원하는 예산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데도 운송원가에 모자라게 지원하는 건 권한 밖의 횡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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