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지 미니멀리즘, 동서의 경계를 허물다

한지조형작가 차종순 초대전, 완주 아원고택, 오스갤러리 등 3곳서 '쉼과 성찰의 미학 休휴’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02일 13시01분

한지조형작가 차종순 초대전 '쉼과 성찰의 미학 休휴'가 지난달 2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전주 오스스퀘어, 완주 아원고택, 오스갤러리 등 3곳에서 열린다.

이들 세 공간에 걸쳐 펼쳐지는 전시는 한지, 공간, 빛, 바람이 하나의 생명처럼 흐르는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관람객들은 갤러리의 벽면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풍경 속으로 스며들고, 작품을 통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의 시간을 체험한다.

그는 한지를 가늘고 긴 노끈처럼 꼬아 캔버스 위에 촘촘히 배열한다. 반복되는 손의 리듬 속에서, 한지의 부드러움과 강인함은 서로 교차하며 새로운 존재감을 획득한다.

작품을 마주한 순간, 관람자는 자연스레 그 표면 너머로 빨려 들어간다.

중앙에서 바깥으로 확장되는 방사형 구도는 마치 우주의 블랙홀을 연상시키며, 빛의 근원으로 향하는 시각적 명상을 유도한다.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 그 공간 속에는 시간의 축적과 작가의 호흡이 깃들어 있다.

차종순의 ‘休휴’ 연작은 한지 미니멀리즘(Minimalism) 의 순수성과 모노크롬(Monochrome) 의 정신성을 자연스럽게 아우른다. 색채는 절제되고, 형태는 단순하며, 질감은 깊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동양의 ‘공(空)’ 사유가 스며 있다.

전시는 한지의 바탕 위에 억제할 수 없는 내적인 힘, 즉 자연의 직관과 형태를 빌어 내면적이고 본질적 감정을 강한 색채와 조형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지의 바탕 위에 억제할 수 없는 내적인 힘, 즉 자연의 직관과 형태를 빌어 내면적이고 본질적 감정을 강한 색채와 조형적 언어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있으면서도 폭넓은 스펙트럼의 색채를 사용하는 작가의 작품은 생성하는 빛의 에너지와 희망, 삶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 보는 이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생기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 속 오방색을 중심으로 파생된 한국적이고 따뜻한 작품은 생명체가 피어나는 듯 희망을 주고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어느 봄날, 특히 눈부신 사월의 빛나는 꼐절에 붗을 다시 부여잡고 생성하는 빛의 에너지와 희망, 삶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기록하기로 했다.

'휴(休)' 연작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온 한 가지는 감성적 몰입을 통해 생성하며 생기하는 이미지, 즉 기운생동의 미학이다.

한지의 물성 위에 구현된 작품 하나하나엔 중첩된 색들이 일으키는 미묘한 파동과 함께 빛나는 인생의 소중한 기억들이 구현되어 있다.

작가는 “휴 연작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온 한 가지는 감성적 몰입을 통해 생성하며 생기하는 이미지, 즉 기운생동의 미학이다. 한지의 물성 위에 구현된 작품 하나하나엔 빛나는 인생의 소중한 기록들이 구현돼 있다”면서 “작품들을 통해 많은 이들과 봄날처럼 싱그러운 삶의 에너지와 치유, 희망을 공유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가 보여주는 ‘쉼의 미학’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으로의 귀향, 다시 말해 예술이 인간에게 돌려주는 사유의 시간이다.

한지의 결 하나, 바람의 결 하나가 맞닿는 자리에서 우리는 ‘휴(休)’의 진정한 의미를 마주한다.

그 고요한 반복과 절제 속에서, 관람자는 비로소 자신만의 숨결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경희대 석사와 원광대 미술대학원 박사를 취득한 작가는‘2005 아이치엑스포 한국관 내 백색관’을 한지로 연출, 호평을 받았다. 2007년 뉴욕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관저 한지게스트룸 총연출, 2010년 청와대 VIP접견실 한지등 연출, ‘G20 정상회의장 한지공간 연출, 2015년 NYU뉴욕대 동아시아학과 국제교류원 한지공간 총연출 등 국제적 활동을 통해 한지의 우수성을 지구촌에 널리 알리고 있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융합조형디자인학과 명예교수, 전주 한지공예대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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