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인체 곡선 따라 흐르는 美, 누드를 만난다

전주누드크로키회, 스물세번째 마당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16일 14시25분

누드를 예술로 승화시킨 드로잉의 세계가 열린다.

전주누드크로키회가 18일부터 23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스물세번째 회원전을 갖는다.

콩테, 연필, 크레용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되는 강인함과 부드러함의 미학이 살아있는 전시로, 누드와 크로키의 기존 관념을 깨고, 회화의 한 장르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지난 2002년 가을 창립전을 열고 쉼 없이 달려온 전주누드크로키회는 매년 빠짐없이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역 화단에서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으면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체 드로잉에 대한 열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주누드크로키회는 누드크로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을 뿐 아니라 대중화 작업에도 진일보 하고 있다.

순간의 찰나를 포착해 온 전시 작품들은 짧게는 3분의 빠른 필치를 한 뼘의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어 참여작가들의 진솔한 역량 또한 만날 수 있다.

짧은 포즈 크로키에서는 빠르고 유연한 목탄선이 포즈의 박진감을 잡아 주고, 어떤 작가는 먹과 붓의 번짐으로 모델의 숨결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순간을 포착한다.

주로 여체를 중심으로 선과 형태의 풍만한 감성을 잡아낸 이 전시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크로키의 장르를 인식하고 그 과정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순간의 열정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미술가의 마음이다.

단시간에 이뤄지는 크로키는 단순하고 요약된 형태지만 인체의 특징과 동세,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그 매력은 상당하다.

같은 모델을 두고도 작가만의 감성이 모두 다르게 표출되고 있는 점을 관찰하는 것은 크로키 작업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좁은 실내에서 매우 짧은 찰나의 순간에 희로애락을 담은 인간군상들의 호흡까지도 완벽하게 담아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화폭 너머로 느껴지는 순간, 예술을 향유하는 관람객의 마음도 절정을 향하게 된다.

올해 작품들은 단순한 스케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간결함이 묻어나는 작품성을 전시의 정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한국화가, 서양화가 등 참여 작가들의 다채로운 예술성도 누드크로키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순식간에 한 점의 크로키를 완성하는 이들의 손끝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은 없다.

가슴의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풍만한 엉덩이로 이어지는 속도감이 묘한 떨림으로 다가온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반복되는 회원들의 열정과 고민으로 채색된 1백 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엔 강호준, 김근미, 백금자, 손미녕, 송숙자, 신원섭, 심남열, 염지원, 유대영, 이경례, 이경주, 이점례, 장순자, 정해춘, 황남현, 황지유 등 16명의 작가가 작품을 선보인다.

유대영 회장은 “회원들의 열정과 고민의 흔적으로 착색된 역작들을 스물세 번째 전시에 내어 놓는다”면서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아프로디테의 포즈에서 나오는 선의 흐름을 굵기 모습 색깔별로 구현하면서도 그 이면에 감추어진 작가들의 감성이나 감흥을 함께 하여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 인체의 비례는 그 자체로서 아름다움"이라면서 "손의 숙달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 누드화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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