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오면 한 학년을 마감하는 시간임을 느낀다. 이렇게 교육현장에서 28번째의 학기말이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관심사는 학생들의 취업이다. 필자가 속해있는 과는 작년에 전북대 취업율1위를 달성하여 아직은 큰 문제는 없다. 지방대학이라도 아직까지 인기 공대학과에서는 학부만 졸업해도 취직되고 그도 안 되면 대학원에서 논문도 쓰면 대부분이 취직한다. 결국 이공대의 비인기 학과와 인문계 대학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나라 선진국화의 일등공신은 이공계대학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 초반 대학정원을 산정할 때 1977년에 국민소득 만 달러과 수출 100억 달러를 목표로 역산하여 필요한 이공계 대졸자가 10만 명이면 되었다. 그래서 1970년대 초반에 대학입학정원이 15만 명 내외, 대학진학률이 10~15% 정도였다. 후에 여러가지 사회적문제로 YS·DJ 정부에서 대학정원이 40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더불어 학령인구의 감소에 이르러 현재의 취업난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50~60여 년의 대학교육의 결과는 수요보다 공급초과현상이 두드러져 청년실업자를 양산하는 괴물로 등장하였다. 지난달 국가데이터처의 발표에 의하면 구직활동도 아예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20~30대 청년이 10월달에만 73만6000명이었다. 4년제 대졸자 중에서 6개월 이상 실업상태인 2030대 장기백수는 3만5000명을 기록했다.
장기백수 특히 고학력 2030장기백수 또는 고학력 청년장기백수의 부류인 20대후반 청년 10명 중 4명은 임시직이거나 '그냥 쉬었다'는 실업자이다. 이를 범(汎)실업자로도 불리는데 현재 120만 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들이 아예 비경제활동 인구로 분류된다. 이는 실업률계산에서도 제외되어 취직률은 도리어 증가하는 역통계 현상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현 졸업생이 졸업하고 6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졸업생이 쏟아져 나오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졸업 후 6개월 이내에 취직을 못하면 장기백수로 넘어갈 가능성이 많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비인기학과의 대학졸업자 수, 정원을 줄여 인기과로 옮기면 좋으나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실 대학현장은 고졸졸업생 수의 감소와 학력의 대폭적 저하로 정상적인 대학수업을 할 수 없는 곳도 많다. 특히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보편화가 되어 주당 40시간 이상을 용돈벌이에 투자하면 대학공부를 거의 못하고 좋지 않은 성적으로 졸업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취직이 웬만큼 되는 전공이라도 저학점학생들은 취직이 힘든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청년실업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 수요의 전공불일치에 있다. 20~30년 전부터 내려오던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와 '인구론(인문계 90%가 논다)과 같이 문과출신 취직은 어렵다. 대부분 기업이 이공계졸업생을 절대적으로 채용하여 인문계졸업생의 대부분이 졸업과 동시에 범실업자로 편입되기 십상이다.
필자는 약 15년 전, 5년간 인문계 학사출신을 본인이 속해 있는 공과대학 융합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시키고 본인의 연구실에서 줄기세포 분야의 눈문을 쓰게하였다. 약 10여 명의 인문계졸업생들이 공학석사학위 취득 후에 15년이 지난 현재도 직장 생활들을 훌륭히 하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했고 특히 본인들의 공부·연구 환경변화를 감내하여야만 했다.
또한 학부 2~3학년부터 AI관련 과목을 현재 전공과 관심이 있는 이공계 전공과를 매치시켜 준비하는 것도 좋다. 현재의 전공방향을 고집하지 말고 유연하게 직무전환·부트캠프, 데이터분석·UX디자인 실습 등의 실무를 쌓는 것도 권장한다. 학교·정부기관·출연기관·각 연구원 등의 현장맞춤형 인턴십, 직무훈련, 사회전환 프로그램, 청년창업, 공공기관 체험일자리 등을 수강하는 것도 권장한다.
장기백수로 인하여 첫 취업이 1년 늦어지면 10년간 연봉 8%가 감소한다. 또한 경력공백, 임금·복지격차 확대, 사회진출이 지연되어 가족·국가경제에 국가적 재앙이 된다. 뭐니뭐니해도 본인 당사자가 받는 심리적 타격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학·지자체·정부 당국은 탁상행정이 아닌 실제해결책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강길선(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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