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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올리브오일 전쟁… ‘저속노화’ 시대, 왜 하필 그리스산인가?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12월 16일 09시23분

최근 신체 노화 속도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늘리는 ‘저속노화(Slow Aging)’가 헬스케어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중해 식단의 중심인 올리브오일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요리용 기름을 넘어, 혈관 건강과 항산화를 위한 필수 식품으로 자리 잡으며 ‘액체 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 쏟아지는 수많은 제품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화려한 패키지나 광고 문구보다 올리브오일의 본질인 산지, 품종, 가공 스펙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글로벌 올리브오일 시장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가 시장을 주도하는 3대 산지로 꼽힌다. 스페인이 압도적인 ‘생산량’을 자랑한다면, 그리스는 타협 없는 ‘품질’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그리스는 전체 생산량의 약 80%가 최상급인 엑스트라 버진 등급일 만큼 품질 관리가 철저하며, 대량 생산을 위해 여러 지역의 오일을 섞는(블렌딩) 방식 대신 특정 지역의 ‘단일 품종’ 생산 원칙을 고수해 전문가들의 신뢰가 두텁다.

특히 그리스산 오일의 정수로 꼽히는 것은 ‘코로네이키(Koroneiki)’ 품종이다. ‘올리브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 품종은 항산화 물질인 올레오칸탈과 폴리페놀이 풍부해 산화 안정성이 탁월하다. 다른 품종과 혼합하지 않은 순수 코로네이키 오일은 갓 짠 풀 향과 깊은 풍미를 선사하며,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또한, 코로네이키 올리브오일은 초고가의 원료로 알려져 있는 스쿠알렌의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여러 연구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

피부 보습, 항염 효과가 있는 스쿠알렌은 일반적으로 상어 간 등 동물에서 추출하나, 해양 생태계 파괴 등 윤리적 문제로 논란이 있는 원료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식물성 스쿠알렌이 풍부한 엑스트라버진 코로네이키 올리브오일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와 같이 올리브오일도 원산지별, 품종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최근 안목 높은 소비자들은 아무 올리브오일을 구매하기 보다는 고품질 올리브 오일을 판가름하는 ‘에이스(ACE)’ 기준에 주목한다. 이는 ▲낮은 산도(Acidity) ▲저온 압착(Cold Pressed) ▲최상급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의 조건을 충족하는지를 뜻한다.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오일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산도’다. 국제 기준인 0.8%를 훌쩍 뛰어넘어, 최근에는 0.07%의 ‘초저산도’를 구현한 하이엔드 그리스 올리브오일 제품이 인기다. 0.07%는 최상의 원물을 수확 직후 냉압착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수치로, 산패 걱정 없는 압도적인 신선함을 증명하는 객관적 데이터다.

전문가들은 “저속노화 식단이 인기를 끌면서 섭취 편의성이 중요해졌다”며, “병 제품의 번거로움을 덜고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 오일을 섭취할 수 있는 올리브오일 스틱형 제품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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