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 요람서 성년까지 '기본수당'

-도의회, 1~18세 매월 일정액 지급방안 공론화
-지역 소멸현상 심각, 인구 늘리기 명운 걸어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2월 17일 14시53분

앞으로 전북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성년이 될까지 매월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이 공론화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무너져가는 지역사회 공동체를 되살리자는 얘기다.

최형열(전주5) 전북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18일 그 첫 공론의 장이 될 ‘전북형 출생기본수당 도입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도의회에서 연다.

국내 첫 선도지역인 전남 사례를 중심으로 그 쟁점과 과제를 짚어보는 자리다. 최지혜 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주제를 발제하고, 이삼식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서정희 군산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전남의 경우 올들어 모든 시·군이 일제히 출생기본수당을 도입해 눈길 끌었다. 지급 대상은 1세부터 18세까지, 지급액은 매월 20만 원이고 전액 현금으로 주어진다.

그동안 영아에 집중된 출산 장려정책을 청소년까지 확대한 형태다. 그만큼 미성년 돌봄의 사회적 책임 또한 강화했다.

재원은 전액 지방비, 구체적으론 전남도와 시·군이 5대5로 분담했다. 출생아가 많지 않다보니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실제 크지 않다고 한다.

만약 전북 지자체들도 비슷한 형태로 도입한다면 일선 시·군 부담액은 연 5~6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도내 전체 출생아 수가 연 7,000명 안팎인 점을 고려했을 때다.

이 같은 출생기본수당은 지역사회 소멸현상을 극복하는데 도움될 것이란 기대다. 전북은 이미 전체 14개 시·군 중 11곳이 소멸위기지역에 지정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당장 신입생 없는 학교가 쏟아지면서 줄줄이 문닫고 있다.

도의회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 학령인구는 오는 2029년 약 12만 명에 턱걸이 하면서 2024년(17만8,795명) 대비 무려 3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경우 전체 초·중·고교 758개교 중 40%(301개교)가 문 닫고, 현재 1만7,822명인 교원도 36%(6,333명)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식품 사막화 현상, 즉 마을에서 소매점이 모두 사라져 기본적인 식료품조차 구하기 힘들어지는 현상 또한 전국 최악을 기록했다. 현재 이런 사례는 도내 전체 마을(행정리) 5,245곳 중 84%(4,386곳)에 이른다.

여기에 버스 운행중단과 병의원 휴폐업 등도 꼬리 물면서 공동체 붕괴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저출생과 출향행렬은 그만큼 심각한 실정이다.

최 위원장은 “출생기본수당은 미래가 불안한 지역사회가 소멸위기를 극복하고 자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국가와 지역사회는 영유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최소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사회적 돌봄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공론화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며 “지방조례 제·개정에 앞서 각계 전문가와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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