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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09월 28일 16시23분

365일 전쟁… 모악산 막걸리 휴게소 단속 `골머리'

도립공원 탐방로 음주행위 금지구역지정에도 장사 여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누적 2회 고발·행정집행·과태료 부과
“휴게소 막걸리는 약주” vs “불법 상행위로 상인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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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도립공원 모악산 수왕사 인근에서 등산객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도립공원에서 상행위나 음주행위는 단속 대상이다. /양정선 기자



“여기서 마시는 건 술이 아니고 약주여” 지난 26일 오전 전북도립공원 모악산 수왕사(寺) 인근에서 때 아닌 술판이 벌어졌다. 안주는 쌈장과 마늘쫑, 청양고추, 멸치가 전부. 손바닥만한 사발에 담긴 막걸리 잔을 주고받던 한 남성은 “이 맛에 모악산을 찾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는 이 막걸리 휴게소는 사실 불법이다. 28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부터 모악산 등 도립공원 17곳에 대한 음주행위가 금지됐다. 음주에 따른 안전사고와 무분별한 상행위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모악산은 정상과 금곡사길, 수왕사길, 모악정 일원 등 4곳이 음주행위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곳에서 음주를 할 경우 5만~10만원, 상행위는 30만~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는 자연공원법 제27조 등에 따른 조치다.

이런 조치에도 상인들의 ‘해볼 테면 해봐라’식의 장사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게 단속기관의 설명이다. 완주군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회씩 해당 업주를 고발했지만, 두 건 모두 구약식 처분으로 마무리 됐다. 구약식은 정식 재판을 열지 않고 벌금형을 부과하는 처벌이다. 고발조치에도 상황이 정리되지 않자 군은 지난 25일 자진철거 행정명령을 내리고, 해당 지점에 나무와 꽃 등을 심었다.

하지만 장사는 계도 다음날 다른 장소에서 버젓이 재개됐다. 군 관계자는 “행정명령 전부터 1차 경고와 2차 계도를 했지만 소용없었다”며 “365일이 전쟁이다, 장사를 못 하게 하려면 상인 앞에 서서 계속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막걸리 휴게소를 놓고 찬반의견도 팽팽하다. “막걸리 한 잔은 문제없다”는 일부 등산객과 “불법영업행위다”는 등산로 입구 상인 의견이 엇갈린다. 모악산을 자주 찾는 등산객 김모(49‧효자동)씨는 “시원한 막걸리와 마늘쫑 먹는 맛에 산을 타는데 막걸리 휴게소가 사라진다면 아쉬울 것 같다”며 “주변 정리 등이 잘 이뤄진다면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등산로 입구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 A씨는 “세금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불법 영업 행위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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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0-09-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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