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1월 04일 15시26분
[전북의 창]청룡의 해! 용의 전설이 깃든 김제
갑진년 청용의 해, 우렁찬 기운을 머금고 비상을 꿈꾸는 김제시
열 두가지 동물 중 용은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 아닌 상상의 동물로서 신성한 기운을 지님으로써, 황제나 왕과 같은 절대권력자의 상징물이며, 입신출세의 관문을 ‘등용문’이라 하거나, 꿈 중에서도 가장 좋은 길몽을 ‘용꿈’이라 인식하는 등 긍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이렇게 길(吉)한 기운을 상징하는 용이 얼마나 우리 민족의 인식 속에 밀접하고 친근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근거는 역사를 연구하는 사료만 찾아보아도 알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서인 삼국사기, 삼국유사, 세종실록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만 약 86편의 용과 관련된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만 보아도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더욱이 고려말 대장군이자 김제조씨의 시조인 조연벽 장군과 얽힌 설화가 어려있는 김제시에 있어서 용의 해를 맞이하여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벽골제를 지키는 ‘벽골룡’과 바다를 상징하는 ‘변산용’과의 한판 승부에서 고려의 대장군인 조연벽이 쏜 활로 변산용을 쫒아주었다는 이야기는, 해수유입으로부터 농경지를 지키고자 했던 김제인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는 지금까지도 지평선 축제를 통해 벽골제 쌍룡놀이나, 단야낭자 설화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1975년 제16회 전국 민속경연대회에서는 김제시가 ‘벽골제 쌍룡놀이’에 ‘단야 낭자와 벽골룡’에 얽힌 설화를 녹여내어 최우수상을 차지함에 따라 김제를 대표하는 민속놀이로 인정받은 바 있다.
이뿐아니라 김제지역에는 유난히도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은데, 용골마을, 용동, 용신리, 용산리, 용지면, 용지리, 용수리, 와룡리, 용호리, 회룡리, 용마리, 용암리, 쌍용리, 용성리, 용화동 등이 있으며 이러한 지명들에는 당연하게도 용과 얽힌 설화가 함께 전해지고 있다.
김제의 용과 얽힌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는 용녀(龍女)와 진표의 이루어지지 못한 인연, 그리고 사산(死産)한 일곱의 용자(龍子)를 거두어 묘를 조성한 김제 백학동의 ‘용자칠총’이 있다.
‘용’은 김제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밀접하게 녹아들며, 복을 가져다주는 영물로서, 때로는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수호자로서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이하여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김제시는 우렁찬 기운을 머금은 청룡의 비상을 꿈꾸며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고 있다. / 백덕규(김제시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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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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