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세상만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한 해 되길
소를 키우는 것도, 나라를 지키는 것도, 다 국민
작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 ‘각자도생’이란 말이 생각난다. 온 세계 각 나라들도 서로 편을 갈라 싸우고, 우리나라도 그 편가르기 싸움에 끼어들어, 정치는 한미일 편대 만들기에 골몰하고, 중국과 소련과는 각을 세우고, 국방부에선 독도를 슬그머니 일본에 넘겨줄 것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 북한과는 다시 아예 적대국으로 변하여 서로 무기로 상대방을 겨누고 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국민들은 ‘각자도생’이란 말들을 중얼거리며 살았다. 그 어떤 놈도 믿고 하소연해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내 혼자라도 각자 알아서 내 살 길을 찾아보자는 서민들의 탄식이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우리나라 최대 시장인 중국을 버리고 미국과 일본을 택하였다. 그 결과, 2013년 205억 달러였던 대미수출이 445억 달러로 좀 늘어난 대신, -254억 달러였던 대일수출이 –186억 달러로 약간 변한 대신, 2013년 628억 달러였던 대중수출이 2023년에는 –180억달러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그 결과, 2022년의 무역수지 세계 18위에서 2023년에는 무려 180단계나 떨어진 198위로 떨어져 85위인 북한보다 더 떨어졌다[무역협회 조사].
이상의 결과를 가져온 주요 원인은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대외관계가 원활하지 못하게 만든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가계부채는 2022년 세계 3위에서 2023년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우리나라 가계는 경제적으로 파산 직전에 놓여 있다는 지표로 읽혀진다.
문재인정권 시절에 아시아 1위를 차지했던 언론자유지수도 41~43위에서 47위로 떨어졌고, 민주주의지수도 전년 16위에서 24위로 8단계나 떨어졌다[EIU 조사]. 이에 비해 일본은 16위로 나타났다.
나라가 이쯤 된 데에는 그 원인이 있을 것이고, 그 원인 중에는 전 세계적인 여러 정세와 경제적 환경의 변화에도 물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너무나 안 좋은 구렁으로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어떻게 하였길래, 한 해 사이에 국제무역수지가 18위에서 198위로 추락한단 말인가.
작년 상반기 한 통계[G7]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국력 순위’는, 세계8위의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6위라는 발표도 있었다. 이런 나라의 경제가, 이렇게 마구 뒤흔들리도록 한 것이 국민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정부의 잘못인가.
작년의 한 보도에 의하면, 이대로 가면 250년 후에는 한국은 지상에서 사자진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대한민국엔 사람이 한사람도 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 하나를 키워 그가 사회적 역할을 하는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년이 걸린다. 이런 인구문제가 당장 코앞인데도, 우리나라 정부와 국회는 아무런 근본대책도 세우려하지 않고, 코앞에 있는 정쟁과 정치적 야욕의 추구에만 골몰하고 있다. 정신 나간 사람들이다.
하 답답하여, 오랜만에 오래 덮어두었던 『주역』 책을 꺼내어 2023년 괘를 살펴보았다. 상반기는 ‘천풍구괘(天風姤卦)’, 하반기는 ‘택풍대과괘(澤風大過卦)다. 과히 좋지 않다. ‘천풍구괘(天風姤卦)’는 맨 아래에 여자 하나가 그 위의 남자 다섯을 제 배 위에 태우고 있는 형상에, 위에는 하늘이 있고 아래에선 바람이 부는 형국, ‘택풍대과괘(澤風大過卦)는 위에 연못이 있고 아래에는 바람이 있어, 배가 풍랑을 만나 큰 손실을 입는 형국이다.
그러나 『주역』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은 이런 변화가 오히려 역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이치이다. 이 두 괘를 연결시켜 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한 여자가 자기 배 위에 다섯 명의 남자를 태우고 있다가, 그 여자의 지나친 바람에 의해 하늘이 바람에 뒤흔들리는 듯하고, 그 바람이 연못의 물을 하늘로 마구 치밀어 올리나, 아무리 바람이 한때 그 기세가 거세다한들, 다 때가 되면 멈추게 되고, 푸른 하늘이 드러나는 것이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이런 괘풀이가 가당하다면, 올해 연말이면 우리나라에도 푸르른 새 하늘이 드디어 우리 눈앞에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옛날, 시골 민속조사를 다닐 적에, 금산사 아래 사는 어느 나이 든 할아버지가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중국은 두꺼비 형국이고, 일본은 누에 형국이라네, 그 두꺼비는 너무 많은 것을 먹으려 하다가 배가 터질 형국이요, 그 누에는 먹을 뽕이 부족해 집을 짓다가 다 못 짓고 떨어질 형국일세.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국이야, 제주도가 여의주이고, 흑룡강이 용의 꼬리라네.” 바로, 올해가 갑진년 용의 해다. 정신을 바짝 차릴 일이다.
/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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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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