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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1월 18일 16시12분

옥스퍼드 법학자는 왜 일상 언어에 주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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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하트(지은이 권경휘, 펴낸 곳 컴북스캠퍼스)'는 열 가지 키워드로 하트의 법철학을 세밀하게 살핀다. 하트가 언어철학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내적 관점과 외적 관점이나 일차적 규칙과 이차적 규칙을 구별한 기준은 무엇인지, 포괄적 법실증주의'로 기존 법실증주의를 어떻게 일신하려 했는지 명쾌히 이해할 수 있다. 주저 '법의 개념'에서 개진한 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학자들에게 받은 영향, 비판을 수용해 수정한 내용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우리는 보통 법을 강제적으로 주어지는 ‘명령’으로 여긴다. 법을 삶과 동떨어진 것처럼 여기고, 실제로 일상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뜨리려 한다. 그러나 허버트 하트에 따르면 법은 단순한 명령이 아니다. 법은 우리 삶의 행동 지침이자 비판 기준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규칙’이다. 법적 개념과 현상들을 적절하게 설명하려면 법의 기저에 있는 우리 삶의 실재, 즉 사회적 사실들을 살펴야 한다. 하트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표현과 용어를 매개로 사회 속 법의 본성, 유형, 역할 등을 밝혀내려 한 이유다. 허버트 하트는 영미 법철학계에서 가장 성공한 학자로 꼽힌다. 옥스퍼드 일상언어학파의 중심인물로서 언어철학의 도움을 받아 법철학을 다시 철학·사회학·정치학의 중심으로 복귀시켰다고 평가받는다. 하트는 법 실무의 이론적 문제들에 천착하기보다 “법이란 무엇인가”란 오랜 질문에 철학적 통찰로 답하려 했으며, 특정 시대나 특정 장소의 법에 적합한 이론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인간 사회에서 나타난 법에 적용 가능한 이론을 목표로 했다.

허버트 하트(Herbert Hart, 1907∼1992)는 영미 법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법학자이자 현대 법실증주의를 대표하는 학자로,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법리학 석좌교수를 지냈다. 주저 '법의 개념'(1961)에서 고전적 법실증주의자들이 주장한 법 명령설을 비판하고 사회적 규칙으로서 법이라는 관념에 기초한 법실증주의를 제안했다. 내적 관점과 외적 관점 및 내적 진술과 외적 진술의 구별, 일차적 규칙과 이차적 규칙의 구별, 법체계의 기초로서 승인의 규칙과 같은 다양한 개념들을 도입, 법철학의 논의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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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1-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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