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새봄이 동구 밖에서 손짓하네
매주 곰팡이 같은 겨울의 누더기를 벗어 던지자
파란 보리밭처럼 추위를 이기고 더욱 풍성한 봄날의 환희를 기쁨으로 맞이하자
최근까지 겨울비가 지지부진하게 여러 날 내렸고, 또한 예측하기 힘든 영하의 날씨는 꽁꽁 얼어 고드름을 만들어내는 유독 변화가 많은 겨울 날씨였다. 그런가 하면 두툼하게 차려입은 외투가 무색하게 포근한 날도 여러 날 계속되었다. 참으로 이상기온이 도래하여 서민들에게는 더욱 따뜻한 온기가 그리웠던 날이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계속되었다.
2일 후면 입춘방을 써 붙이는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이니 영하의 겨울은 이제 서서히 꼬리를 감출 때가 되었다. 이제 메주 곰팡이 같은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의 생활에서 동구 밖까지 찾아온 봄날의 환희를 반기며 활기찬 새날을 맞이하자.
우리 전라북도는 전북자치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원년을 맞이하게 된다. 자치도에 맞는 도민의 패러다임(Paradigm)을 설정하고 노력해야 하는 중차대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낙목한천(落木寒天 :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겨울의 쓸쓸한 풍경)은 이제 서서히 꼬리를 감추고 춘화현상(春花現像 : 봄이 찾아와 꽃이 피는 현실)인 개나리 노란 꽃잎이 남녘에서 화신으로 도래할 날이 며칠 안 남았다.
우리 생활의 보따리는 가을보리와 같아서 추운 겨울을 지나야 더욱 파랗고 풍성한 보리밭을 보이듯이 알차고 뿌듯한 삶의 보람을 이 추운 계절에 준비해야 한다. 아름다운 장미꽃이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만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않는가? 이제 희망으로 엮어진 소망을 안고 새날을 새롭게 맞이하자.
아직도 난방기구를 가까이하는 시기이므로 모든 도민이 경각심을 가지고 불조심에 매진하자. 일주일여 전 서천읍(1월 22일)의 292개 점포 중 227개 점포를 다 태운 어마어마한 화재현장을 도민 모두가 목격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무섭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화마를 우리 전라북도는 올해에 큰 사고 없이 잘 막아내었고 앞으로도 경각심을 늦출 때가 아니다. 그리고 아직도 두세 차례 매서운 한파가 불어 닥친 시절임으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도민 모두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얼마 남지 않은 겨울나기에 다 함께 진력(盡力)하자. 훈훈한 이웃과의 정이 넘치는 생활이며 전국에서 “얼굴 없는 천사”를 최초로 배출하여 전북의 상표로 등록한 전주시가 아닌가? 예로부터 전주시는 전주이씨와 전주 최씨의 본향으로 인심 좋은 고을이며 예와 도를 섬기는 살기 좋은 도시로 외지인에게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 전주시를 외지인들은 예향(藝香)의 도시라고 부러워했다.
이제 전북인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기 좋고 풍요로운 전라북도가 되도록 도민의 역량을 모아 힘차게 그리고 새롭게 출발하자./최상섭(한국미래문화연구원 전 원장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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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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