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2월 19일 18시00분
[사설]지방소멸 기금사업, 제대로 추진하라
출산율 저하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층이 출발행렬 등으로 지방소멸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지자체들이 정부가 지원한 지방소멸기금을 못 쓰고 있다고 한다.
예산집행을 위한 행정절차가 늦어진 데 그 원인이 있다지만 애초 사업계획 자체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기금 집행이 부진하면 다음 해 지원에서 불이익까지 받는 구조여서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자료에 따르면 도내 지자체에 배분된 2022~23년도분 지방소멸 대응 기금 집행률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평균 50%에 불과하다. 정부가 지원한 2,058억 원 가운데 1,035억 원을 사용한 게 전부다. 1,023억 원가량을 못 쓰고 남겼다는 계산이다.
전북도와 장수군은 다행히 100% 가까운 집행률을 기록했다. 장수군은 철저한 사전준비 덕에 총 140억 원 규모인 기금을 제대로 다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스마트팜 패키지 지원과 꿀벌 6차산업 단지 조성 같은 관련 사업안 2건 모두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민원까지 많은 시설물 구축임에도 사업을 마쳤다.
전북도와 장수군을 제외한 10개 시·군 집행률은 평균 약 25%에 그친다. 기금 집행이 늦은 이유는 행정절차 지연과 민원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애초 사업계획 자체가 허술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대다수 지자체 사업인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 농어촌 정주 여건 개선 등 40여 건 모두 정부 사전평가에서 단 한 건도 A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제때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더구나 올해부터 정부 사전평가에서 기금 집행률 부문 평점이 높아져 현재처럼 집행률이 낮으면 평가등급은 더 떨어지고 이듬해 배분액 또한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방소멸을 몇 가지 사업, 몇십, 몇백억 원의 예산사업으로 해결하거나 늦출 수는 없다. 하지만 정부의 기금사업 하나 제대로 못 한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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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2-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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