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3월 04일 16시31분
‘의료대란’ 3주차…상급종합병원 운영도 걱정
전공의 미복귀 상황서 의료공백 장기화 우려정부, 사법·행정 처리 임박 “법과 원칙 따라 조치”
4일 오전 10시께 전북대병원. 평소라면 월요일을 맞아 물밀 듯 환자가 밀려들 시간이지만 병원은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등록과 병원비 납부를 위해 대기자가 빼곡했던 수납창구 인근은 텅텅 비어 있었고, 각 진료과도 대기 환자 수를 쉽게 헤아릴 수 있을 정도였다.
수술실 앞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로, 이날 21개 수술실 중 5개만 운영되고 있었다. 가족의 수술을 기다리는 한 보호자는 “수술하기 어렵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을 졸이는 시간을 보냈다”며 “언제 몸이 아플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사태가 진정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사태 초기 전북대병원은 응급실 60~70%, 수술실 30~50%, 외래 80~90%, 병동 75~85% 수준으로 운영됐으나, 3주차로 접어들며 의료진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은 전공의 189명 중 167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9일까지 복귀 시한을 정했으나 복귀 인원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인원 또한 계약 만료를 앞둔 3~4년차 전공의로, 병원 운영에는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일부 과의 경우 환자를 덜 받는 식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해 운영률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사태 초기 운영률을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진료에 심각한 차질은 없겠으나 의료진 피로도가 가중됨에 따라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를 상대로 사법‧행정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점검서 부재가 확인되면 5일부터 바로 사전 통보를 할 예정이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8,945명, 복귀 전공의는 565명에 불과했다. 이미 지난달 28일 기준 7,854명에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가 전달됐다.
정부가 면허정지, 형사처벌 등을 언급하며 엄포를 놓았으나 이날까지 의사 단체는 요지부동이다. 정부와 의사 단체 간 갈등이 강 대 강 국면으로 전환하며 의료공백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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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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