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전공의…수련병원 '번아웃'
-도지사와 병원장들 긴급 대책회의
-사태 장기화에 도민 건강권도 비상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도·종합병원 간담회'가 김관영 지사와 도내 대형 종합병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청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이희철 기자
-응급-중증환자 병원 분산진료 추진
앞으로 도내 응급환자와 중증환자는 여러 종합병원에 분산돼 진료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집단사직 파동이 3주째에 접어들면서 그 수련병원 의료진을 중심으로 극도의 피로감, 즉 번아웃(burnout)을 호소하는 등 의료공백 사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5일 도내 종합병원장 10여 명과 주낙동 소방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청에서 비상진료 대책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가칭 ‘응급의료지원단’ 구성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이달중 출범할 응급의료지원단은 응급·중증환자 진료에 적합한 병원을 찾아주는 컨트롤타워로, 119구조구급대가 이송하는 응급환자, 또는 중증환자의 병원간 전원 조치를 조정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응급실 뺑뺑이나 병상부족 등의 문제로 숨지는 의료공백 사태를 최소화 하자는 취지다. 전공의들이 대거 떠나버린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에 응급·중증 환자들이 계속 집중된다면 자칫 과부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 도내 주요 전공의 수련병원 병상 가동률은 평균 39%를 기록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이 예고된 이번 주가 사태 장기화 여부를 판가름 할 중대고비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이와관련 “공공병원장으로서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며 “남아 있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하고 중증환자에 대한 진료역량도 축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떠나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안타깝다”며 “의사의 목소리는 환자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커지는 것이다.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응했으면 한다”고도 공개 호소했다.
서일영 원광대병원장 또한 “응급센터와 외상센터를 중심으로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의료진은 이미 번아웃 상태에 빠졌다”며 정부 차원의 신속한 해결책을 바랐다.
전북자치도를 향해선 “공중보건의 지원을 비롯해 응급센터나 외상센터 의료진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과 같은 현실적인 지원방안도 검토해줬으면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밖에도 대책회의 석상에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상황에서도 환자 치료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수련병원과 도립 의료원 등 의료진에 감사하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공공병원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위급환자와 중증환자의 차질없는 치료와 도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전공의들은 전체 390여명 중 70%가량이 여전히 사직서를 제출한 채 복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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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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