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3월 07일 18시15분
자치경찰관 없는 자치경찰제…'수갑 찬 꼴'
전주서 전국 자치경찰 정책 토론회인력과 예산 지자체 이관요구 봇물
국가경찰-자치경찰 이원화 촉구도
/정성학 기자
/사진=전북자치경찰위 제공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보다 명확히 이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시도 자치경찰위원장들은 7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자치경찰제 시행 3주년 맞이 정책 토론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자치경찰제 혁신 대책을 정부에 강력 촉구했다.
강기홍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토론회의 포문을 연 특강을 통해 “자치경찰제가 시행된지 3년째임에도 여전히 시도지사 소속의 자치경찰관이 없는 현재의 자치경찰제는 ‘수갑이 채워진 자치경찰제’와 같다”며 “관련 법을 개정해 인력, 예산, 조직을 지자체로 이관하고 자치경찰사무를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치경찰교부세를 신설해 안정적인 운영 재원을 확보하고 기초 단위 중심의 이원화된 자치경찰제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구대와 파출소도 이관해 본연의 기능인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치경찰제는 2021년 7월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이원화가 제대로 안돼 ‘반쪽짜리 자치경찰제’란 비판을 들어왔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올해부터 전북과 제주 등 4개 특별자치시도에서 그 이원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행은커녕 세부 추진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토론회 현장에선 “법 개정 없이도 지금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는 진단도 적지않았다. 구체적으론 지구대나 파출소를 자치경찰 소속으로 하고 자치경찰위원회에 실질적인 인사권을 부여하는 방안 등이 제안됐다.
이형규 전북특별자치도자치경찰위원장은 “자치경찰제는 주민자치의 완결판으로, 현 제도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시행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는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진정한 자치경찰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이원화를 포함한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청사진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동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장은 “여러 현안에 밀려 기형적인 자치경찰제를 바로잡기 위한 경찰법 개정 등에까지 정부의 관심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긴밀히 협조해 정부의 국정과제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경찰위원장협의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현 정부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강력한 지방분권을 추진중인데다 현행 자치경찰제도에 대한 문제점 또한 인식한 채 ‘자치경찰권 강화’를 국정과제로 천명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며 “권한과 책임의 일치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자치경찰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3-08 2면
http://sjbnews.com/809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