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4월 04일 16시33분
군밤 팔아 운영비 마련...예산 삭감 속 영화단체 ‘시름’
영진위 지원 24억원 10곳으로 ‘반토막’전북서는 4곳 신청...행사 축소 불가피
해당 사진과 관련해 영화제를 운영하는 전북독립영화협회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군밤과 어묵을 판매했다”고 했다. 다만 “실질적인 운영비 마련을 위해서는 아니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진행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영화제 예산이 축소한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제 지원 예산이 크게 삭감된 상황에서 지역 영화단체 시름이 크다. 각 영화단체는 운영비 마련을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영진위 예산안이 공개되며 영화제 지원이 대폭 감소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기존 영화제 지원 사업은 국내‧국제로 나뉘어 41곳에 50억원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 해당 사업은 국내‧국제가 통합되고 예산은 24억원으로, 선정 대상도 10곳으로 크게 줄었다. 예산 삭감 소식을 들은 전북 영화단체를 비롯 50여개 단체가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예산과 대상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영진위는 지난 1월 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38개 단체가 지원해 심사를 거쳐 1~2주 이내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북서는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단편영화제, 전북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 4곳이 신청했다. 선정 대상은 10곳에 불과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영화제는 행사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군밤과 어묵까지 판매하며 운영비를 마련했던 전북독립영화협회는 “전주시 지원이 있기에 영화제가 열리지 않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원사업에서 선정되지 못한다면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규모 축소보다 더 큰 문제는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박영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는 “정부가 한 번 문제 삼으면 지자체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지자체 예산까지 줄어든다면 지역 내 영화 인재들에게 선택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전주시는 아직 괜찮지만 타 지역에서 영화협회가 해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했다.
박 이사는 “영화제뿐 아니라 영진위 사업이 전반적으로 축소하며 개인 창작자들이 자립할 기회가 굉장히 적어졌다”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지역 영화인들은 창작 욕구와 생계를 해소하고자 서울‧경기 등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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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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