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4월 07일 14시15분
현대 사회에서 삶의 고뇌와 번민을 일상을 통해 유추
갤러리한옥, 9일부터 15일까지 김성옥, 반현숙 커플 초대전
김작가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고뇌와 번민을 일상을 통해 유추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게를 캔버스 화면에 독특한 회화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억을 통해 과거의 흔적을 관조하면서 거친 시멘트재료를 이용해서 붓질 하듯 캔버스 표면에 도료하고 있다. 이 흔적은 행성의 표층과도 같은 묘한 질감을 보여주고 있다. 부분적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직사각형태는 현대화된 도시의 풍경화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삶의 터전인 휴식의 공간일 수도 있어 보이게 한다.
그곳에 다양한 색감을 뿌려서 음산하고 어두운 회색의 도시적 분위기와 대조되는 아름다운 분위기를 회화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바로 이같은 시도는 작가의 잠재의식 속에 현대화된 물질문명에 대해 인간의 굴레라는 비판적인 언어로 현대문명의 환경위기와 자신의 제한된 삶의 시간을 역설적으로 꼬집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붕열 미술평론, 독립큐레이터는 "김작가의 삶의 굴레라는 언어적 기표는 회화의 본질을 탐사하면서 알랭 바디우의 ‘존재와 시간’을 소환하고 있다"면서 "시간의 영속성에서 물질의 변화에 대한 현상을 무의식의 흐름이라는 감성적 메타포로 전하고 있다"고 했다. 작가는 "우리네 삶은 시계바늘처럼 돌아가며 물질문명 속에서 제도화되고 속성화 되어가는 부분도 있지만, 희노애락의 감성과 현명한 이성판단의 상황들 또한 세월 속에 쌓여지고 묻혀지는 흔적들, 그러한 인간의 삶의 측면이 나에게 창작 표현의 모티브가 되었다. 변화된 현재와 도약 미래의 무한의 공간도 한층 더 영감이 되어 망라한 표현을 하게 됐다"고 했다.
반작가는 현대인의 감춰진 얼굴의 수많은 표정을 자신의 고유한 광기에 가까운 강한 붓 터치로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처럼 거기에는 때론 감미로운 웃음도 있고 때론 분노하는 표정도 있다. 그럼에도 천진한 모습의 표정에는 우리의 삶에서 분출하는 희로애락의 표현적 특징을 회화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일부러 의도한 것 같은 아동화의 선묘와 색상은 우리의 마음에서 순수한 동화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듯 하며, 과거 사실주의 기법이나 표현의 정교한 묘사를 거부하는 작가의 의도된 미숙한 표현과정이 시각적 매력을 끌고 있다. 작가는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정겹게 보이는 사람들 가운데 다양한 표정이 하나의 화폭에 어느 순간 문뜩 거울에 비쳐지는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 같기도 한 장면을 재미있게 독특한 방식의 표현으로 우리에게 시각적 환희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이붕열 미술평론, 독립큐레이터는 "작가는 인간의 본성과 존재를 지향하는 삶의 다양한 표정을 그녀의 두뇌 속에 상징화하고, 때로는 화면으로 의식의 덩어리를 자유롭게 종이나 캔버스에 드로잉하며 창작행위를 지속해온 은둔의 작가다. 예술에 대한 잉여향유의 결여에 대한 욕망을 끈질기게 사색과 침묵으로 그녀의 의식 속에 형상화시키고 있으며 구태한 관습적 인물작품과 차별화된 시각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에 드러내 보이는 인물표정은 ‘뭉크’작가의 외침과도 같은 현대인의 방황과 소외, 그리고 고뇌에 대한 불확실성의 표정과 흡사하지만, 그녀 작품의 개념과 표현의 다름과 차이가 의식의 환영을 통해 일상의 삶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본성을 그려내고 있다"고 했다.
작가는 "내 안에서 꿈틀대는 감정을 무시하고 삶의 전선에서 버텨내야 했다. 나는 누구인가? 서사적 개념도 없고 무지와 겸손으로 빚어진 침묵이 침울함으로 변해 당황스럽다. 길을 걸으며 길에서 흥미롭다. 가로수의 나뭇결, 굴러가는 돌, 허름하고 낡은 벽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이 보인다. 무에서 꿈틀대는 환영 같다. 길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에서도 나를 발견한다"고 했다.
김작가는 공주사범대학교를 졸업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원(CSUF)을 수학하고, 홍익대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2회, 2007 가이아 갤러리(인사동), 2015 관악갤러리 초대전, 부스전 9회를 가졌다.
반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천안대 교육대학원 아동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홍익대 미술 그룹전 출품, 홍익대 미술대학 7940 그룹전 출품, 제8회 공무원 미술대전 수상,제3회 전국교원 미술대상전 등에서 수상했다. 1984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 중등미술교사로 재직한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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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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