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어린이 날
5월5일 어린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자녀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시대를 넘어선 부모의 마음이다. 아이에 대한 행복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으나, 건강과 인성 그리고 학업 역량 정도면 충분조건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 또한 부모로서 어떻게 키워 주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고, 결국 찾았던 것은 ‘인성’이었다. 이 부분이 잘 발현되면 나머지도 잘 해결될 가능성이 크리라 여겨졌다.
올해 3월부터 화산에 있는 어느 중학교에서 사자소학(四字小學)을 가르치고 있다.
효행 편, 부부 편, 형제 편, 스승 편, 친구 편, 수신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내용을 음훈과 해석, 그리고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
사람 살아가는 내용을 공부시켜 주고 의미들이 체화(體化)되게 하니 성장해 가면서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해줄 것이다. 전국에서 나름대로 초등교육을 잘 받고 들어온 친구들이며, 학교이기에 이 과정을 통해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
인간의 사랑인 인성(人性)은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무엇을 가르쳐 주느냐에 따라 이후의 성장 과정이 달라진다. 세상을 살아가며 아이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삶이, 곧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영어 수학도 중요하지만, 사람 공부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유년기에는 첫 번째가 부모 형제요, 청소년기에는 친구와 스승이두 번째 이며, 이십 대 이후에는 부부와 확장된 개념의 사람이 우리 삶을 영위케 한다. 결국 사람이다. 사람으로 온전하게 성장해 가는 중요한 시기가 바로 유년기와 청소년기라는 사실을 배우지 않고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교육환경과 부모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사자소학을 비롯하여 옛 한자 서적은 가로 글이 아닌 세로 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게 편재되어 있다. 그 이유는 세로로 글을 읽으면 눈의 초점이 모아져 더욱 집중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암기는 자연스럽게 되고, 문리(文理)가 트여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게 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에게 사자소학을 가르치면서 인성과 문명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교육적 대안으로 이만한 배움이 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있는 시대에 인성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교실과 공부에서 벗어나 마음껏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날이 되고, 더불어 미래의 우리 자녀들이 신나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자녀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해지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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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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