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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5월 19일 16시08분

더 각별한 전북의 5·18...이세종 열사 추모 열기 후끈

이세종 열사, 44년만에 최초 희생자 인정
추모식 비롯 각종 기념사업 이뤄져


5‧18민주화운동이 44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전북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올해는 특히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는 열기가 컸다.

지난 17일 오후 5시 전북대학교 이세종 광장에는 5‧18민주화운동 44주년 전북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광장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해 전북 단체장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일반 시민, 대학생 등 100여명이 자리했다.

행사를 개회하며 심영배 전북5월동지회 회장은 “올해 기념행사는 매우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추락사 오명을 듣고 땅속에 묻힌 이세종 열사의 진실이 정부에 의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열사는 1980년 5월 18일 새벽 전북대 학생회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전날부터 전두환 퇴진과 계엄 해제를 요구하며 농성 중이었다. 0시를 기해 계엄군이 학생회관에 진입했고 시신에서 구타 흔적이 발견됐으나, 계엄군은 이 열사 죽음을 도주 중 벌어진 사고로 취급했다.

그동안 그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마침내 지난 3월 정부의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44년만에 이 열사를 공식 희생자로 인정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 “증언, 기록 등을 종합해 볼 때 희생자는 전북대를 확보하려던 계엄군 진압 과정에서 사망했다”며 “이세종은 5.18민주화운동기간 첫 사망자다”고 명시했다.

이번 정부 인정을 두고 심 회장은 “진실을 확인함으로써 5‧18이 광주에 그친 국지적 사건이라는 굴레를 벗고 거국적 항쟁이라는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게 됐다”며 “또한 우리 고장 전북이 시대적 과제를 맨 앞에서 짊어지고 싸웠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자부했다.

이날 행사는 각계 관계자들의 추모사와 희생자 넋을 기리는 각종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이세종 열사 추모비 주변으로 영정이 세워져 그를 추모하는 이들이 묵념과 헌화를 진행했다.

기념비에 꽃을 바친 한 대학생은 “전북대에 5‧18 관련 사망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몰랐다”며 “그동안 다른 지역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학교 선배가 5‧18 첫 희생자라는 것이 놀랍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행사는 이달 말까지 전북 곳곳에서 이어진다. 전북대 박물관은 31일까지 유품 전시와 항쟁 사진 전시회를 진행한다. 22일에는 전주 신흥고에서 5‧27 민주화 운동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밖에 31일 우석대 기념학술제, 내달 전북대 이세종 열사 사료 헌정식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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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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