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무더운 여름 숲속에서 힐링을
짜증은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불쾌지수도 높아진다. 불쾌지수는 일정 시간대의 기온과 습도 온도 값을 더한 뒤에 0.72라는 상수를 곱하고 여기에다 40.6이라는 상수를 더해서 산출한다.
기온과 습도가 높을수록 커지고 그럴수록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맑은 날씨라면 오후 3~4시에 불쾌지수가 가장 높다. 한국인의 경우 불쾌지수가 75 이상이면 10퍼센트가, 또 80 이상이면 절반 이상의 사람이 더위를 느끼고, 83이 넘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더위와 함께 불쾌감을 느낀다. 높은 기온과 더불어 불쾌지수가 83을 넘게 되면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부부싸움, 운전사고, 사소한 폭행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사무원들은 계산 착오를 자주 일으키고, 소의 우유 생산량은 줄어든다.
한 실험에 따르면 불쾌지수가 90 가까이 치솟고 기온이 40도에 이르면 염분이 땀으로 모두 나와 뇌세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정신 착란이나 심하면 일사병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무더위는 괴로운 존재다.
무더위에 대한 반응은 대형마트가 빠르다. 대형마트들은 무더위에 맞서 다양한 '쿨 마케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점포를 찾은 고객의 불쾌지수를 낮추기 위해서다.
일상에서 불쾌지수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는 방법은 없을까?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산을 찾는 것이다. 인간 유전자 속에는 숲에 대한 회귀 본능이 있다. 약 500만~700만 년 전 동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탄생한 인간은 숲과 더불어 살아왔기 때문이다. 인간이 숲에 가면 심리적 안정을 찾고 건강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숲에 들어가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사이드(Cide)’의 합성어다. 항균·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며,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천식·폐 등에도 이롭다.
나무는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를 뿜어내고, 계곡에선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음이온이 방출된다.
숲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 보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계곡물·새소리는 리듬이 있어서 신경을 안정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줄이고, 부교감신경에 작용해 뇌 활동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도시보다 약 2% 높은 숲의 산소량도 신체 활동을 깨운다. 숲에서는 피톤치드 이외에도 음이온이 방출된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적·정서적 이완 효과가 있다. 음이온은 정서적으로 안정될 때 뇌에서 나오는 알파파도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음이온·리듬·숲향기·산소농도·바람 등이 오감을 자극해 면역력을 높인다. 숲에서 즐기는 힐링과 치유이다.
우리 자활에도 자연과 하나가 되는 다양한 볼거리, 체험꺼리 등이 수많다. 익산 미륵사지 근처의 미륵산늘품치유농장이 대표적이다. 미륵산 정상을 바라보며 옆으로는 물이 흐르고, 둘레길을 걸을 수 있는 산책길도 있다. 유기농 흙을 밟으며 라벤더, 로즈마리, 초코민트 등 6종이 넘는 허브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또한 허브 종류와 주변을 감싸고 있는 편백나무들이 향을 더해 주고, 버드나무 그늘 아래 데크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으면 흐르는 물소리에 저절로 눈을 감고 감상하게 된다. 조용한 산새 아래 오롯한 나만의 시간으로 나를 돌아보고 치유하며 힐링하는 시간으로 온 주변을 감싼다.
미륵산늘품치유농장에는 가족 단위와 이동 약자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직접 밭에서 기르는 유기농 쌈채를 손수 따서 야외 테이블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의 맛을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독립된 힐링의 공간으로 오롯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무더위를 날리면서 힐링할 수 있는 숲에서 잠시나마 나 자신을 격려하고 휴식을 제공해 보자./백영규(전북광역자활센터장·전 전주시의회 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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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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