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1월 25일 16시07분
[온누리]음악처럼 감성을 울리는 스피치
인간사의 희·로·애·락 즉 감정은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쁠 때는 즐거운 노래를 흥얼거리고, 슬플 때는 오히려 더 슬픈 멜로디를 찾아 자신의 현재 감정과 비슷한 노래를 찾아 취하기도 한다. 느낌을 더욱 고조시켜 발산하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도심 속 공해로 생각했던 자동차 경적 소리도 '사랑의 세레나데' 로 들리며 경쾌한 동요도 이별의 상심 앞에서는 묵직한 첼로를 켜는 듯 애달프다.
어쩌면 음악은 매 순간 상호작용하는 최고의 공감꾼인 것이다. 악상을 표현하는 많은 악기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악기가 바로 '인간의 목소리'라고 으레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최고의 악기를 사용해 말을 하면서 그 중요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대다수가 조율은 커녕 먼지조차 털지 않았을 것이다.
목소리는 가장 자유롭고 섬세해서 방대한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 말은 곧 인생의 주제가와도 같기에 당신의 노래에 담긴 삶을 대하는 방식마저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다양한 삶을 녹여낸 노랫말은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닳아버린 삶의 배터리를 충전해 주기도 한다. ‘전국노래자랑’, ‛가요무대’, ‛미스터 트롯’ 등 한 인간의 내면을 투사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환희의 인기를 누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작금의 시대에 외롭고 쓸쓸한 누구나 공감의 무대 위에서는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되기 때문은 아닐까?
노래를 구성하는 요소를 알아볼까? 노래는 우리의 글로 쓰여진다. 그리고 거기에 감정을 더한다. 그리고 감정이 담긴 노래가사를 아름다운 멜로디로 더한 것이 스피치 이다.
내가 하는 말에도 글과 감정을 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에 어울리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감성을 울리는 스피치가 되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애창곡이 있을 것이다. 애창곡은 아마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감정을 노랫말로 들려주며, 자신이 부르며, 그 감정을 극대화 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더 빠져들어가 애창곡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아름다운 멜로디에 얹어 부르며 말로는 못다 할 삶의 고단함을 풀어내기도 하고 인생 최고의 순간을 되새기기도 하는 것이다.
혹자는 노래를 두고 ‘3분 드라마’라고 말한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녹여내는 위대한 창작활동이 바로 지금 당신의 삶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 삶의 노래는 자신과 타인을 잇는 소통창구이기도 해서 서로의 음악이 맞물리지 않게 되면 불협화음이 된다.
인생의 노래를 두 가지로 구분해 보자. 하나는 스스로를 위해 부르는 주제곡이고, 또 하나는 타인을 추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헌정곡이라 할 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을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서든 오선지 위에 진심을 담기 시작하면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그 악상은 곧 내가 되어 자신에 의해 또는 누군가에 의해 연주될 것이다. 합주하고 싶은 노래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비단 비유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그날의 일기에 리듬을 넣어 노래를 만든다. 그 날의 주된 감정이 제목이고 그날의 감정선이 장르이다. 스트레스가 굉장한 날은 다소 거칠게 표현한 단조 음악이 완성되고, 기분이 좋은 날에는 신비롭고 예쁜 단어로 표현해 한없이 부드러운 장조 음악이 완성된다. 감정을 돌아보고 가삿말 쓰듯 정갈하게 노래로 엮어내면 나쁜 잔여 감정들이 옅어지고, 터질 듯 기쁜 감정은 더 아름답게 가꾸어진다.
우리가 평소 말을 할 때도 노래하듯 말하고 말하듯 노래해야 하는 이유다.
마음의 멜로디를 이 세상 하나뿐인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고, 매 순간 인생을 기록하듯 콧노래를 불러 보아라. 그러면 당신의 인생은 드라마가 되어 아름다운 선율에 춤을 출 것이다.
오늘도 당신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당신의 목소리로 인생을 써내려간다.
/이만세(이스피치 방송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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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1-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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