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1월 25일 16시26분
녹음자 법정 나와야? 정동영 재판 증거채택 두고 공방
행사장 녹음파일 두고 검찰·변호인 신경전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증거채택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25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곤) 심리로 정 의원에 대한 공판준비기일 속행 재판이 진행됐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과 변호인이 재판에 대비할 수 있도록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를 미리 정리하는 시간이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기에 지난 재판에 이어 이날도 정 의원은 출석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쳐 전주 한 공동주택 위탁관리 업체 종‧시무식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지지를 호소, 선거운동 기간을 어기고 확성장치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은 증거로 제출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녹음된 파일의 작성자를 확인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맞다”며 “녹음 경위와 파일이 제출되는 과정을 검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녹음 파일이 고발인과 기자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녹음파일 증거능력은 해시값 비교나 감정 결과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며 녹음자의 법정 출석 없이도 증거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녹음자가 법정에 출석할 경우 신원이 노출되어 직업적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변호인 측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절차를 누차 말하고 있다”며 “녹음자를 색출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날을 세웠다.
재판부는 검찰 의견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녹음파일 진정성과 관련된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복사과정 등을 검토해 증거능력을 판단하겠다”며 검찰 측에 감정결과와 분석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변호인에게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과 영상의 전체 맥락을 검토해 의견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쟁점이 된 녹음파일은 정 의원이 발언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긴 자료로, 행사 당시 참석자가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파일이 왜곡되거나 조작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증거로 채택을 요구했지만 변호인은 파일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추가 의견을 듣기 위해 다음달 16일 공판준비기일을 속행하기로 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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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1-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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