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2월 03일 14시41분
[지역의 재발견]한옥의 멋, 온돌
겨울철 난방을 켤 때 흔히 방에 불 땐다. 불 지핀다고 표현하곤 한다. 우리의 옛집, 한옥에서는 방을 데우기 위해 아궁이에 장작을 태워 불을 지폈다. 요즘 말로 방에 보일러를 켜는거다. 아궁이의 구멍은 방바닥 밑과 연결되어, 불의 열기는 방 밑에 깔린 넓적한 돌판(구들장)을 뜨겁게 달구어 방 전체를 데우고 그 연기는 굴뚝 밖으로 빠져나간다. 불이 꺼져도 구들장에 열이 보존되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었으니, 이것이 한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온돌문화는 현재의 보일러 문화로 이어졌고 여러 가지 생활상의 특징으로도 나타난다. 한국은 본래 좌식문화였다. 현재 입식문화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바닥에 앉고 눕는걸 좋아한다. 굳이 비싸게 산 소파를 장식용으로 두고 왜 자꾸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는지 모를일이다. 바닥에 앉고 눕는것은 바닥이 따듯하니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집안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방 내부를 상시 청결하게 유지했다. 외국드라마를 보며 놀라는점 중 하나가 신발 신고 집 안으로 들어와 그대로 소파에 앉거나,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눕기까지 하는 등 생활상의 차이다. 벽난로를 피워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겨울철 실내에서 옷을 잔뜩 껴입은 모습, 코타츠라는 담요 두른 테이블 전열기구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장면들이 자주 나온다. 아마 겨울에 제일 춥게 지내는 나라가 일본일거다. 애초에 난방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야할까. 물론 현대에는 중앙난방이나 히터, 라디에이터 등 여러 방식이 있지만, 어쨌든 방의 공기를 데우는 방식과 바닥부터 따듯해지는 온돌난방은 차원이 다르다. 그러니 한국인들이여, 따듯한 겨울을 나게 해준 조상님들께 감사하라.
한옥의 경우, 온돌은 난방의 역할과 더불어 집을 소독하는 효과도 있었다. 한옥은 흙과 나무로 지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습기와 각종 충해에 취약하다. 그런데 온돌에 불을 땔 경우, 자연스럽게 불은 주변의 벌레와 쥐들을 쫓았고, 습기를 제거하여 목재가 썩는 것을 방지하고 훈증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목조문화유산에 사람이 계속 거주하며 불을 때지 않기 때문에 온돌시설은 그대로 방치되어 훼손되는 경우가 많으며, 집 전체가 습기에 취약해지고 이에 따라 생물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유산돌봄센터에서는 이러한 목조유산의 온돌 보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온돌과 굴뚝의 상태를 점검하고, 일부 파손된 부위를 부분보수 하거나,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덮개를 제작하거나, 화기 요인이 될 수 있는 오염물을 제거하는 등 목조유산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는 국가유산청의 복권기금과 전북특별자치도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유산돌봄사업을 진행하며, 도내 동부권역 8개지역의 382개소 국가유산을 관리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가 및 도지정문화유산, 비지정유산을 관리하며 목조, 석조, 근현대건축, 천연기념물 등 각 재질별 특성에 맞게 정기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전문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작은 훼손부의 경우 큰 범위로 확장되기 전 경미하게 수리하여 예방보존하고 있으며, 국가유산 분야의 전공자와 국가유산수리기능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진행함으로써 국가유산 보존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최유지(전북동부문화재돌봄센터 모니터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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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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