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08일 15시02분
버스 업계 경영난에 올 스톱 위기… 교통약자 고통 가중
-승객 줄고, 운송원가는 급증-원가 밑도는 재정지원, 버스회사 적자수렁에
1, 서민 발 묶일 위기
2, 운송원가 밑도는 재정지원이 원인
3, 적자 노선 정리, 재정지원 정상화해야
전주 금암동 시외버스 터미널. 도내 14개 시군과 충남과 경남, 전남 등 이웃 시도를 운행하는 서민 교통의 허브라기엔 초라하고 을씨년스럽다. 다른 교통수단에 밀려 승객이 줄어든 탓이 크다. 하지만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이 더 한적한 것은 서민들의 발이 되어야 할 버스들이 터미널에 수개월째 묶인 탓이다.
적자가 쌓이면서 무려 103대의 시외버스가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지난 2020년 435대가 운행하던 것에 비하면 무려 25%, 네 대에 한 대꼴로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결국 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당장 4분의 1 가까운 버스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운행 간격이 늘어난 노선이 많다. 두세 시간마다 한 대꼴로 다니던 산골 오지 같은 경우는 한나절에 한 대꼴로 운행되는 실정이다.
운행 중단된 차량을 하루 평균 운행 거리로 환산하면 5만㎞ 안팎을 운행하지 못하는 꼴이다. 이에 따라 연간 360여만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추산이다.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교통약자인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무려 103대를 세워둬도 적자 운행은 줄지 않고 있다. 앞서 도내 시내버스 회사들은 지난 2월 전북도에 버스 62대 노선 76개에 대한 휴업을 신청했다. “전북 시외버스는 전국에서 제일 적은 수입을 내고 있다”라며 “유류비, 인건비 등 물가 상승으로 운송원가가 크게 상승해 적자가 감당할 수 없다”라는 게 이유다.
실제 전북 시외버스는 이웃 전남보다 대당 월 600~700만 원이 낮고 충청남북도보다도 500~600만 원이 낮다.
최근 4년간 시외버스 업체의 누적 적자는 200억 8,800만 원가량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100억 원을 초과했고 이후로도 매년 수십억 원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41억 2,500만 원에 달했다.
한데도 전북도는 휴업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회사의 적자와 임직원들의 고통을 키우는 요인이다.
시외버스와 경쟁 관계인 철도교통이 동서와 남북으로 완비됐고 시외버스의 타도 진출은 31%인데 반해 타도 버스의 도내 진입은 69%를 차지하고 있다. 낮은 수입은 고스란히 업체와 종업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해마다 재정지원금이 부족해 8월부터는 직원들의 급여를 나눠주거나 체불이 잦아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올 10월에는 근로자 임금이 모자라자, 회사 간부들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임금을 주기도 했다.
버스 업계의 고통은 승객 감소와 기름값 인상 같은 원인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전북도는 법으로 보장된 손실 지원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게 더 큰 원인이다.
시외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까지 버스 손실액을 분권 교부세와 매칭펀드로 정부가 지원해 줄 때만 해도 전국 재정지원금 평균이 전북의 40%에 불과할 만큼 지원해 왔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지자체 재량으로 보통교부세 지원으로 바뀌면서 운송원가에 모자라는 돈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전북도 교통정책과가 직접 조사한 시외버스 운송원가에도 못 미치는 지원으로 그 차액만 지난해 말 현재 140여억 원에 이른다.
이는 도내에서 운행되는 시내·농어촌 버스 지원과도 크게 차이 나 버스 한 대당 평균 연간 4,000여만 원이나 적게 지원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적자를 견디지 못해 일부 노선 운행을 못 하겠다며 낸 휴업 신청도,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할 전북도가 그야말로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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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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