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08일 15시13분
8년 만에 다시 타오른 촛불, 전주서도 ‘활활’
전주 풍패지관 앞서 국회 표결 지켜봐탄핵 표결 무산에 분노 “탄핵 순간까지 계속할 것”
지난 7일 오후 4시, 전주 풍패지관 앞 충경로에 촛불을 든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이 집회는 세대를 넘나드는 시민들의 참여로 열기가 가득했다.
이날 시민들은 무대에 올라 계엄령 당시의 상황과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나눈 대화를 전하며 “아들이 ‘비상계엄령이 뭐야?’라고 물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자유롭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길 바란다”며 “우리 부모 세대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무대에 오른 김종기 전주 YMCA 이사장은 정부와 대통령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 대통령이라면 국민의 안위를 걱정하고 고민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우리 국민이 이 추운 길바닥에 나와 대통령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발언을 듣고,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며 “이게 현실이라니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30대 청년 김민재씨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는 일이 두렵지만, 이 자리에서 외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3일 밤 비상계엄령 발동 소식을 들었을 때 공포와 무력감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을 보며 우리가 연대한다면 정의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고 호소했다.
5시가 돼 국회 표결이 시작돼자 김건희 특검 및 탄핵안 표결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긴장했다. 그러나 특검이 부결되고 탄핵안은 정족수 미달로 표결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실망과 분노가 현장을 가득 채웠다. 한 시민은 “자기들 살자고 민주주의를 외면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는 “탄핵안은 무산됐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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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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