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강영희 - 2024년 12월 08일 16시16분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처리 불발에 정국 혼란 지속 예고
국민의힘 부결 당론 정한 후 투표 불참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 자동 폐기한덕수 총리 한동훈 대표 당정이 함께 국정 운영, 야권 “어림없는 소리”
야권 매주 탄핵안 발의로 압박, 여당 소속 의원 입장 변화 주목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자동 폐기,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야권과 시민의 반발이 고조되는 등 정국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2, 3, 6면
국회는 지난 7일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했지만 재적의원의 2/3인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이날 오후 5시 개회 후 9시 20분까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투표를 기다렸지만 김건희여사 특검법 후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여당 의원들이 의원총회장을 지키면서 투표 결과 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은 여당 의총장을 찾아 의원들의 투표를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등 3명만 투표했고 이 중에서도 김 의원은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의사당 밖에선 20만명이 넘는 시민이 운집, 윤석열 탄핵 처리를 외쳤다.
반면 여당은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 강조하며 탄핵 반대 입장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양세다. 또 8일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정이 함께 힘을 모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대한 대통령 관여 배제 △혼란 없는 조기 퇴진 △국민의힘 당 대표와 국무총리 회동 정례화 등 정국 안정 방안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덕수 총리도 담화에 나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에 있어 한 치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라며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2025년도 예산안의 통과를 요청했다.
한 대표는 “퇴진 전이라도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행되고 있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기관의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 없이 그리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어림없는 소리”라며 한 총리와 한 대표를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12.3 윤석열 내란상태 특별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총리와 한 대표가 국정 운영을 주도할 어떤 권한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군통수권을 행사할 수 없을뿐더러 행정부 통할권, 공무원 임명권 등도 없다는 것이다. 또 책임총리제 역시 헌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대표의 경우 당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치적 권한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 최고위원은 “한 총리는 내란의 즉각적 수사대상이다. 내란을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후속계엄을 예방해야 하는 당면한 국정과제수행에 결코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대표는 계엄내란사태 내내 당론결정을 주도하지 못했고, 기껏해야 임기가 정해진 원외 당대표일 뿐이다. 대표성을 갖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 총리와 한 대표의 담화에는 국민도 헌법도 없었다. 대통령 권한을 총리, 여당이 공동행세하겠다는 것은 위헌”이라며 “대통령 직무를 정지하기 위한 방법은 탄핵 뿐이다. 유일한 법 절자를 지키기 위해 여야간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당은 지속적인 탄핵소추안 발의를 통해 윤 대통령을 압박할 태세다. 당장 오는 11일 소추안을 보고하고 14일 투표 절차를 밟는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조국 조국혁신 조국 대표는 “내란·군사 반란 주범과 공범을 그 자리에 두고서는 엄정하고 성역 없는 수사가 불가능하다”며 “혁신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을 탄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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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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