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2월 11일 15시29분
'코로나 영웅' 폐원 막아라…병원 운영비 긴급수혈
-군산-남원-진안의료원에 경영 안정화 자금 79억 지원-잦은 감염병 파동 등 경영위기 견뎌낼 근복 대책 시급
‘코로나 영웅’, 즉 일반 의료수익을 포기한 채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전담하다 경영난에 빠져 존폐 기로에 선 공공병원에 운영비가 긴급 수혈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자치도는 11일 경영난이 심각한 도립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 군립 진안의료원에 총 79억여 원의 경영 안정화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국·지방비로 구성된 지원금은 보건복지부가 전국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대상으로 올 상·하반기에 두차례 진행한 경영혁신계획 평가와 그 이행실적 평가를 통해 확보했다.
이들 공공병원은 지난해 엔데믹 선언을 무색케 적자 투성이 차입경영에 빠져들었다.
가까스로 2년여 만에 전담병원이 해제됐지만, 일반 외래환자들은 여전히 병원 이용을 꺼리는데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익적 손실보상 또한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이렇다보니 일상회복이 이뤄진 지난해 군산, 남원, 진안의료원을 찾은 외래환자는 통틀어 49만 명대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파동 전(2019년)보다 무려 23% 가량 감소한 숫자다.
입원환자는 더 적어 동기간 57% 줄어든 총 9만 명대에 불과했다. 병상 이용률 또한 약 36%에 그쳐 코로나19 확산 전 3년간(2017~19년) 평균 대비 절반에도 못미쳤다.
그만큼 경영난은 심각했다. 실제로 동기간 38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무려 224억 원대에 달하는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이정우 도 보건의료과장은 “이번 지원금은 코로나19와 의료개혁 등 국가적 의료재난 상황에서 지역의 필수의료를 위해 헌신한 지방의료원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공공병원들이 필수의료 제공 역량을 더욱 강화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방의료원의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방소멸시대를 맞아 농어촌 공공의료 서비스 기능을 유지하면서 연례행사마냥 반복되는 신종 감염병 파동 등에도 대응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이와관련 지난 8월 중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전북 공공의료 살리기 대토론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주제 발제자인 임준 인하대병원 예방관리과 교수는 “공공병원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필수의료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는데 필요한 기금을 조성하고, 건강보험 수가와 지불보상 방법을 개선하는 등 그 특성에 알맞는 경영안정 대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필수보건의료 인력 양성, 특히 사립의대 정원 확충 보다는 지역의료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립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지방 공공의대 설립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주제 발제자인 박삼영 의료공공성강화 전북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그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환자수 감소와 병상 가동률 저하, 의사인력 이탈과 수급난, 임금체불 우려가 현실화 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자구책으로 차입경영을 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뿐 경영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심각한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며 정관가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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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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